한진중공업, 추가손실 1906억 드러나… 적자폭 확대
예정원가 증가분…회계법인 권고
[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한진중공업이 선박 건조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손실분 1900여억원을 발견하고 회계장부 반영을 위해 재무제표를 재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이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기록한 2998억원, 2609억원의 적자 폭은 더 커지게 됐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전날 공시한 반기보고서에서 “2015년 12월31일 이전 회계연도 추정의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연결재무제표를 재작성했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정상조업도 수준 변동에 따른 예정원가 증가분, 종속기업 투자에 대한 지분법평가 수정, 법인세 효과 등을 반영해 순자산이 1906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예정원가 증가분은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 측의 권고에 따라 재조정하면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법인은 한진중공업이 2007~2009년 영도조선소가 정상적으로 조업할 당시 생산량을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했던 것에 대해 “‘정상조업’의 범위를 현재 불황 기준의 생산량을 토대로 해석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종속기업인 수빅조선소의 투자와 관련해서는 최근 해운·조선 불황으로 선박 건조 기간이 길어진 점과 선가 하락 추이, 발주처의 재정 상태 악화 등을 고려해 채권 회수 가능성을 좀 더 보수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이 지난 3월 부실 회계처리를 뒤늦게 시인한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제표 수정 건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우조선은 2013~2014년 2년간 2조원 규모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았다가 2015년 영업손실에 반영한 사실이 드러나 재무제표를 뒤늦게 수정한 바 있다.
한진중공업 측은 이번 회계 추정오류 수정에 대해 “최근 조선업 불황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일시에 급격한 손실이 반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회계법인에서 더욱 보수적인 회계추정을 요구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조만간 과거 재무제표를 재작성해 정정공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