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② 대한민국은 노사 격변기] 조선 ‘빅3’, 파업 본격화…긴장감 고조
현대중공업, 그룹 조선계열 노조와 연대 파업 예고
단,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은 투쟁 움직임 적어
2016-08-23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김백선·박주선 기자] 사상 최악의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노조와 동시에 파업을 벌였던 현대중공업 노조는 그룹 조선계열 3사 노조들과 사상 처음으로 연대 파업을 벌이겠다고 나서 긴장감이 고조 되고 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사 노조와 연대해 오는 31일 3사 공동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이들 3사의 공동파업 선언은 현대중공업 계열사들이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조선산업 구조조정이라는 명분 아래 일방적인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분사를 강행하는데 맞서기 위함이다.이들은 지난 17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분사를 확대하고 희망퇴직을 일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가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임단협을 타결할 때까지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현대차 노조와 연대파업을 벌인 바 있다. 지난 7월 19일부터 나흘간 부분파업을 벌인데 이어 같은달 27일과 여름휴가가 끝난 직후인 이달 16일, 18일에도 일부 조합원이 파업을 감행했다.현대중공업그룹 3사의 공동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5일에는 파업 전 3사 노조 간부가 모여 서울 상경투쟁도 벌인다. 해당 투쟁에는 이들 3사 노조를 비롯해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총 8개 조선사 노조로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도 함께 한다.다만, 아직 파업권을 획득하지 못한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사실상 파업에 동참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임금·단체협상 교섭을 중단하고 이달 22일부터 25일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업계에서는 조선 3사 노조가 전면파업에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이들이 무기한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조선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은 늦춰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특히 이들 노조의 파업이 계속되면 오는 9월 조선 빅3에 대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추가 지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파업이 우려스러운 상태다.현재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파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달리 내부사정 등으로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지난 16일 1차 교섭을 진행하며 노사 협상을 시작한 삼성중공업은 당분간 구조조정 반대에 대한 투쟁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여름휴가 직전만 해도 생산직을 포함한 인력감축 등에 크게 반대해왔지만, 휴가 직후인 지난 18일까지 진행된 사측과의 임금협상 등이 진전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오는 9월 1일 열리는 노조집행부 선거 등의 일정으로 구조조정 반대 투쟁을 당분간 보류했다. 또한 임금·단체협상도 새 집행부가 선출될 때까지 보류한다는 방침이다.지난 6월부터 정부 제안에 따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의뢰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의 경영진단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해당 결과에 따라 현재 사측이 추진 중인 분사 및 인력 감축 등의 상세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다.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새 집행부를 꾸리더라도 파업에 동참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노조 파업시 정부가 총 4조2000억원의 경영정상화 지원금 중 미집행금액 1조원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통보를 해온 데 이어 검찰수사로 회사 안팎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가뭄으로 약 3200여명이 감원되는 등 정부 주도하에 몸집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총 파업이 진행된다면 선박 인도 시기 지연 및 채권단 지원 중단 등의 여파로 유동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