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히잡 쓰면 비치발리볼 못한다???”

2016-08-24     김태혁 기자

[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트럼프는 시간 있을 때 마다 무슬림을 비하하는 발언한다.

트럼프는 무슬림에 대해 “그들을 보호하는 것은 실제로는 매우 해로운 일이다. 무슬림들의 증오가 왜 생겨났는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미국에 오려는 모든 무슬림들의 입국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한발 더 나아가 “이 같은 자신의 제안을 2차 세계대전 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적국인 일본, 독일,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들을 수용소에 가둔 것과 같은 차원이다. 1940년대에 우리가 전쟁을 하고 있었듯이 지금은 이슬람과 전쟁 중이다. 우리 모두 루스벨트는 존경하지 않느냐”는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 한국에서도 무슬림은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매체에서 무슬림이 등장하는 경우란 십중팔구 아랍의 산유 가격, 중동 분쟁, 테러와 관련해서다.

최근에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열심히 뛰는 여성 무슬림들에 대해 “더운데 히잡을 쓰고 뭐하는 거냐”는 투의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 한 스포츠 매체는 ‘비치발리볼’을 하는 장면을 보여 주면서 “저런 복장을 하니까 질 수밖에 없다” 는 억측까지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슬람에 관한 우리의 시각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편향되어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밖에 없다.

무슬림 테러를 우려하는 보수단체와 기독교단체들이 지난주 국민대회까지 열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할랄 단지 조성 등이 한국을 무슬림화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와 정치인들은 친 이슬람 정책과 전 세계적으로 실패한 다문화 정책, 난민수용 정책을 밀어붙이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세일즈 외교도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며 “국내 테러 위협을 막기 위해 무슬림 방지법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대한민국에 자생적인 무슬림은 없다.

또한 수니파와 시아파가 뭔지, 아랍과 중동이 같은지 다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건 분명 우리 잘못이다.

무슬림이 나쁘면 왜 나쁜지 그들이 잘못하는 것은 무언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결정을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 없이 잘못된 상식이나 트럼프 또는 보수단체들의 이야기만 듣고 무슬림일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에도 의외로 많은 무슬림 이주민이 한국에 와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30만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사실 조차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무슬림들이 우리 사회의 평온을 위협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여러 가지 테러 이후 이슬람 혐오가 커지고 있지만, 사실 IS는 이슬람과 별 관계가 없다. 이는 백인 인종주의 집단 KKK가 집회에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른다고 그들이 기독교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IS는 분명 잘못된 광적인 종교단체이고 하루 빨리 없어져야할 암적 존재이다.

때문에 IS을 없애기 위해 많은 이슬람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

이슬람과 IS는 절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