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③ 대한민국은 노사 격변기] 대한항공·아시아나 노사갈등 지속···흔들리는 ‘빅2’

조종사노조·일반직노조와 대치 장기화···“뚜렷한 해법 없어 진통 예상”
여전히 불확실한 실적, LCC 약진 등 대내외 사업 환경도 녹록치 않아

2017-08-24     김백선 기자
[매일일보 김백선ㆍ박주선 기자] 저가항공사(LCC)의 약진과 외국항공사의 적극적인 국내 진출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빅2’ 대형항공사(FSC)가 지속되는 노사 갈등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조종사 노조와 8개월째 팽팽하게 대치 중이다. 올해 1월 임금 37% 인상을 주장하며 쟁의에 돌입한 조종사 노조는 1.9% 인상안을 제시한 회사와 대화를 거부하며 거리시위에 나서고 있다.최근엔 조종사 노조가 조양호 회장 등 오너일가에 대한 세무조사 청원 운동까지 벌이자 일반직 노조가 조종사 노조를 비판하면서 ‘노노 갈등’으로까지 번진 상태다.이에 대한항공 측도 고의로 이륙 시간을 늦춘 의혹을 받은 이규남 조종사노조위원장을 지난달 부기장으로 강등하는 등 초강수를 두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도 지난 3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임금협상 인상을 요구하는 연대집회를 여는 등 노사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특히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2014년과 2015년 임금협상을 모두 타결하지 못한 상황이라 해결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조종사 노조를 제외한 승무원과 정비사, 일반직 등으로 구성된 노조는 경영실패의 책임을 고용 불안을 일으키는 인적 구조조정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라고 사측에 촉구하며 올 초부터 천막농성을 진행 중에 있다.적자폭 확대 등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한 아시아나항공은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무급휴직을 실시하며 오는 2018년까지 2년간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월 조종사를 제외한 승무원·정비사·일반직 등으로 구성된 일반노조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문제는 이런 와중에 외부 사업 환경까지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대한항공은 올 2분기에 6년만에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5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7억원 영업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2조81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하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차손 발생 및 한진해운 관련 손실이 반영되며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마이너스 1692억원에서 마이너스 2508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이 확대됐다.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계에 4~6월은 전통적 비수기로 꼽히지만 저유가로 이익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면서도 “항공업계 특성으로 외화부채가 많은 탓에 환율 영향을 받아 대규모 순손실을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아시아나항공도 올 2분기 매출에서 1조37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538억원), 영업이익 28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은 267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LCC의 성장세도 FSC의 경영 환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국내 LCC의 최근 5년간 상반기 국내선 여객분담률은 2012년 43.1%, 2013년 47.8%에서 2014년 49.0%로 꾸준히 증가했고 지난해 53.6%를 넘어 올해는 56.3%에 달했다.국제선 영향력도 커졌다. 2012년 6.8%에 불과하던 분담률이 메르스 사태가 휩쓴 지난해도 성장을 이어가며 13.2%를 기록했고 저유가 기조가 이어진 올해 17.9%로 높아졌다.이외에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 또한 우려스러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