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바다게이트 책임은 정부' - 靑 '책임론 거부'

당청, '바다게이트 책임론' 갈등 - 與 "정부, 공식 사과하고 책임져라"

2007-08-24     매일일보

열린우리당은 '바다게이트'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당청'이 '바다게이트 책임론을 둘러싸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바다게이트'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정부책임론'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23일 '정부의 정책실패'라며 '정부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서 '바다게이트=노대통령 책임'임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정부 정책 추진과정의 문제점과 검찰, 감사원 감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정책이나 의혹 등의 책임문제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 '정부 책임론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국회와 여당의 책임 부분은 '바다게이트' 자체 책임이 아니라 단지 '정부의 정책실패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국회 책임론 한계점'을 분명히 했다. 여당은 '사행성산업 대책위원회'(위원장 정장선 비대위원)를 구성하고, '정부 정책실패' 재발을 막기 위한 '국회 입법과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 문제를 집중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최근 거론되는 '권력실세 개입의혹, 정치권 로비의혹'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는 조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 특히 여당이 '바다게이트 책임론'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듯 하다. '바다게이트'와 관련한 여당의원 등 정치권 로비의혹이 연이어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 '정부 책임론'을 강하게 들고 나온 것은, 언론이 노대통령의 최측근과 친인척의 연루의혹에 포커스를 맞추다가 최근 정치권 로비의혹으로 포커스가 바뀌면서 '바다게이트' 화살이 여당으로 향하고 있는데 따른 위기의식의 발로가 아닌가도 보고 있다. '바다게이트'에는 함구하고만 있었던 김근태 의장도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김근태 "명백한 국정 정책실패, 발본색원(拔本塞源) 파사현정(破邪顯正)하겠다"

그동안 정국이 '바다게이트'로 들끓으며 여권 전체가 뒤집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의장으로써 단 한마디 하지 않으며 입을 '꾹' 다물고 있었던 김근태 의장이 23일 비로소 말문을 열었다. 김근태 의장은 23일 열린우리당 비상대책회의에서 "이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명백한 국정 정책실패"라며 '정부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김 의장은 "이 문제는 이미 국민에게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며 "더 이상 실패가 계속되지 않도록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 국회 역할은 정부 정책실패 재발 방지임을 강조했다. 또 김 의장은 "우리당은 '어떤 성역도 없는 수사, 즉각적이고 신속한 수사, 감사원·검찰·국회를 총망라한 전방위 사실 확인'의 3원칙을 천명한바 있다"고 강조한 뒤 "우리당은 이 문제에 대해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정하고 신속한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말해, 여당의 철저한 수사 의지를 상기시켰다.그러면서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 문제는 이미 당리와 당략을 떠난 사안"이라며 한나라당의 당리당략에 의한 의혹 공세를 비판하면서 "상처는 덮을수록 커지고 감출수록 썩는다는 교훈을 잊지 않고 밝은 태양아래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굳건한 마음을 갖고 있다. 발본색원(拔本塞源) 하겠다. 파사현정(破邪顯正)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노대통령 최측근 및 권력실세 개입'에 대한 입장은 언급하지 않아 김한길 원내대표와는 입장차를 보였다.

김한길 "정부, 대국민 사과하라"... 노대통령과 국무총리 책임론 주장

여당에서 공식적으로는 가장 강한 대응책을 주장해왔던 김한길 원내대표도 '정부 책임론'을 이날 보다 강하게 주장하며, 정부의 책임자인 노대통령과 국무총리 책임을 물었다.김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의혹 해소와는 별도로 정부는 정책실패의 심각성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도박성 게임이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가게 만든 정책실패에 대해서 정부는 공식적으로 정중하게 대국민 사과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력실세 개입설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강조했다. "정치권이나 권력실세의 개입설에 대해서는 반드시 철저하게 진상을 파헤쳐서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조사대상에 성역없이 국회, 검찰, 감사원의 총동원 철저 조사'를 주장한 이후 다시 '정부 공식사과'를 주장, '정부 책임론'에 대해 수위를 높였다. 김 대표는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서민피해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책임도 무겁다"며 "30조 규모의 사행성 상품권이 판칠 때까지 민정을 살피는 여러 경로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문제의 심각성도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의 시스템 문제를 지적했다.

국회와 여당 등 정치권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그 역시 '바다게이트' 자체에 대한 책임이라기 보다 '정부의 정책에 대한 감시 소홀 책임'에 방점을 두었다.
"여기에는 여당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국회도 예외일수 없다"면서 "정부의 정책집행을 감시하는 국회의 기능을 제대로 다 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행성 산업 통합관리법이나 관련 상품권 폐지 법률안, 이 사안에 대한 감사청구안 등이 국회에서 제 때에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는 사행성산업감독위원회법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 이 기회에 경륜, 경마, 경정, 복권, 카지노 등 사행성 산업 전체 전반에 대해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병두 "의혹조사 보다는 정책실패 정부 위기시스템 정비에 초점"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책실패로 이 상황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의혹조사보다는 실태 점검 및 대책마련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권력실세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여당차원에서는 조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민 위원장은 '정부의 위기관리 시스템 부재'를 신랄히 비판했다. 민 위원장은 "성인오락실 파문이 일찌감치 확산되었고, 서민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장기간 이를 방치하게 된 것은 결과적으로 위기관리시스템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위기 징후를 예측하고, 경보를 발하고 관리하는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복수의 관계기관들이 이러한 위기관리를 하는데 있어서 상호 체크하고 점검하는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차제에 이런 민정을 살피고 실태를 조사하는 관계기관, 그리고 대책을 마련하는 정부기관의 위기관리시스템도 점검되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제에 국회와 정부, 그리고 각 관계 기관 등이 이번 파문을 통해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자성하고 점검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사행성 산업 대책위는 중장기적으로는 경마, 경정, 복권, 카지노 사업 등에 대한 실태조사 및 관리시스템 점검, 정책대안 마련 및 법제화 등에 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성인 오락실에 관한 조사 및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대국민사과' 거부

여당의 '정부 대국민사과' 요구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상 '거부'하며 불쾌한 기색을 보이고있다. 청와대 정태호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은 정책 추진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부분에 책임이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사실상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고, 대통령도 이미 국무회의에서 원칙대로 철저하게 조사해 한점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진실을 밝혀야한다고 지시한 점을 상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이는 정책실패라고 노대통령과 청와대가 인정했지만 실패한 정책에 대한 '책임부서'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고, 또한 각종 의혹 등에 대해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청와대(정부)가 '바다게이트'에 대한 최종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혜경 기자 <매일일보닷컴 제휴사=폴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