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잡으러 주택공급 제한하는 정부...실효성 있을까
주택경기 침체 우려돼...분양권 전매제한·소득심사 적용 대책 빠져 있어
2017-08-25 홍진희 기자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기 휘해 주택공급 물량을 줄이기로 결정했지만 효과가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2분기에 33조원 이상 증가하며 1258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정부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의 소득심사를 강화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올해 2월 수도권에 이어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로 인해 은행의 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비은행권 대출은 늘어나게 된 것이다. 또한 집단대출을 예외로 두면서 집단대출 또한 가계부채 상승에 한 몫 거들었다.비은행권은 상대적으로 이자부담이 크다는 점에서도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소득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집단대출의 급증세도 문제로 지적된다.정부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주택공급물량을 줄이기로 했다.정부는 주택 공급 제한의 일환으로 LH공공택지 공급물량을 지난해 12만8000호에서 올해 7만5000호로 감소시킬 방침이다.금융시장은 분양이 먼저 이뤄진 이후 주택자금을 지불하는 형태로 구성돼 있는데 분양받은 상황에서 여신 공급이 되지 않아 입주가 안 될 경우 분양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정부는 또 집단대출에 대한 위험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집단대출 보증율도 10%줄여 90%부분 보증으로 축소해 은행에게도 어느정도의 책임을 묻게 된다.그러나 이 대책 효과가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는 미지수다.국토부 관계자는 "공급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계부채 문제에 접근했지만 효과가 나타나는 구체적인 시기와 형태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또한 분양권 전매제한이 대책이나 소득심사를 적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서 알맹이 정책이 빠졌다 지적도 나온다.분양권 전매제한은 새로 분양된 아파트를 샀다면 일정 기간 매매를 금지를 통해 부동산 자금을 묶어두는 것으로 강력한 규제 수단이다. 현재 공공택지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1년, 수도권 민간택지는 6개월이다.이번에 주택공급 관리가 강화됨에 따라 그나마 살아났던 주택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2월 도입된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의 효과를 확인할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건설경기가 꺾일 때 대출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박원갑 KB금융 부동산 전문위원은 “주택관리 측면에서 수요와 공급 두 가지 측면을 들 수 있는데 수요 부분에 관리가 강화되면 시장이 경직될 수 있다”며 “이에 정부가 공급 사이즈 물량을 줄여 공급과잉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밝혔다.집단대출 소득심사를 강화한다고 해도 투기적 수요를 진정시키기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수준으로 소득심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박창균 중앙대 교수는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이 빌린다면 대출이 늘어나도 큰 문제가 없다”며 “집단대출도 기존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한 수준에서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