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마지막군대 군안궤(軍案櫃) 복원
서울역사박물관-군안궤,청자상감 유문매병, 유순정 영정 복원 보존처리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은 25일 1907년 8월 일제에 의해 해체된 대한제국의 마지막 군대인 진위대(鎭衛隊) 군안궤(軍案櫃)를 보존처리 완료했다고 밝혔다.
군안궤(軍案櫃)란 군인의 거주지, 성명, 신분 등을 기록한 군안(軍案)을 보관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된 가구이다.
진위대(鎭衛隊)란 1895년(고종 32)부터 1907년까지 지방의 질서 유지와 변경 수비를 목적으로 설치된 최초의 근대적 지방 군대이자 대한제국 마지막 군대이다.
군안궤는 2002년 입수한 자료로 언제, 어디서 사용하였는지 분명치 않은 채 지금까지 일반적인 군안 보관 상자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보존처리 과정에서 상자 앞면에 새겨진 명문(銘文)이 확인됨으로써 이것이 ‘1900년 7월 평안북도 (平安北道) 의주(義州)에 설치된 진위대대(鎭衛大隊)’ 또는 ‘1900년 9월과 1901년 2월 2차례에 걸쳐 평양(平壤)에 증설(增設)된 진위대대(鎭衛大隊)’가 사용하였던 군안궤(軍案櫃)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과학적 보존처리를 통해 원형 복원
이 군안궤는 높이10cm, 가로 42.5, 세로 28.5cm의 크기로 목재를 사용해 상자 형태로 만든 다음 표면과 내부에 종이를 바르고 붉은색 옻칠을 한 후 꽃과 구름 문양이 정교하게 음각된 장석(금속장식)을 달아 제작한 것이다.
입수 당시 붉은색 옻칠 표면은 벗겨짐, 들뜸, 긁힘 등의 손상이 있었으며 장석은 검은색의 부식으로 인해 장석에 음각된 문양과 명문을 육안으로는 알아보기 힘든 상태였다.
보존처리를 위해 손상된 옻칠 표면은 세척제를 사용하여 제작당시의 붉은색을 회복시키고, 전통 접착제인 아교를 이용하여 들뜸 손상으로 인한 2차 피해 발생을 방지했다. 장석에 발생된 검은색 부식은 녹제거제를 사용하여 원래의 색상을 수복시켜 문양과 명문을 표출시켰다.
군안궤에 새겨진 명문
그 결과 군안궤 앞면 몸체에서 ‘진위 제4연대 제2대대 군안(鎭衛第四聯隊第二大隊軍案)’이라는 음각된 명문이 확인됐다.
이 내용을 근거로 볼 때 ‘1900년 7월 지방대(地方隊)가 진위대(鎭衛隊)로 통합되면서 평안북도(平安北道) 의주(義州)에 설치된 진위대대(鎭衛大隊)’ 또는 ‘1900년 9월과 1901년 2월 평양(平壤)에 대대(大隊)가 증설되면서 설치된 진위대대(鎭衛大隊)’가 사용한 군안궤(軍案櫃)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군안궤는 사용시기와 제작목적 그리고 사용처 등이 명확하며 제작기법과 음각된 명문이 매우 정교하고 세밀하다. 또한 사용된 시기가 1900년부터 1907년으로 확인됨에 따라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가구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현재 남아있는 군안궤는 대부분 자물쇠와 열쇠가 분실되었으나, 이 군안궤는 제작된 당시의 자물쇠와 열쇠가 남아있어 군안궤의 완벽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 군안궤는 앞으로 대한제국 군대와 관련된 ‘가구(家具)’ 연구에 있어서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역사박물관의 문화재 보존과 복원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목재, 금속, 도자기, 석재, 지류, 서화 등 연간 약 250여점의 다양한 문화재를 보존처리하고 있다.
특히 2005년 청계천 출토유물, 2008년 북한산 삼천사지 출토유물, 2009년 전차381호, 2011년 유순정 영정 등의 보존처리를 수행해 손상된 서울 문화유산을 보존했다.
이밖에 지난 2007년 북한산 삼천사지에서 출토된 ‘청자상감유문매병’은 오염된 상태의 약 100여개의 편들로 나뉘어져 수습됐으나, 1년여 동안의 세척과 접합 그리고 복원 과정을 거쳐 제작된 당시의 원형으로 복구했다.<오른쪽 위 사진>
2011년에는 보존처리 전 6조각으로 분리된 상태로 손상된 ‘유순정 영정’을 세척과 배접 그리고 색맞춤 처리를 거친 후 전통적인 형태로 족자를 꾸며 조선시대 초상화 형태로 복원했다<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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