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中 신설, 교육계 힘 겨루기 팽팽
서울시교육청vs교육부 집안싸움 '급급' 학생 고려 '뒷전'
공정택 교육감 "우수학생 육성 위해 별도 학교" 주장
"학생 따로 선발은 교육 차별 확대" 전교조 반발 거세
공 교육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영훈학원과 대원학원이 국제중학교 인가신청을 했다며 교육위원들의 심의를 거쳐 특별한 하자가 없다면 내년 3월 개교할 수 있도록 인가를 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제중 설립인가를 신청한 두 학교 가운데 대원학원측은 내년 3월 개교할 예정이지만 교사 증축 문제로 개교가 1년쯤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8학년도까지 서울지역에 최소 2개의 국제중이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공 교육감은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제중 신입생 선발방식과 관련, “초등학교 교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서울 출신학생들만 응시원서를 낼 수 있게 하고 이들 중 추첨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위원 동의를 얻어야 국제중 인가를 내줄 수 있는 공 교육감으로서는 ‘호제’다. 신임 교육위원 중 상당수가 국제중 설립에 호의적이다.
서울시 반대 입장 강경... 설립 인가 진통 예상
한편 공 교육감의 발언이 전해지자 교육부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육부 윤인제 교육복지정책과장은 “교육부의 국제중 신설 반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국제중이나 특수목적고 등을 지정, 운영하려는 교육청이 교육부와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법적인 장치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학교 인가 전에 사전협의 절차를 새로 넣는다는 것이지만 그동안 교육부가 국제중 설립을 반대해 왔던 점으로 미뤄 보면 사실상 교육청의 설립계획을 가로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서울지역 학부모들의 입장은 엇갈렸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송지은 씨는 “학원 다니면서 허비하는 시간도 잡을 수 있고 아이가 공부할 때 더 편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국제중 설립을 환영했다. 그렇지만 또 다른 학부모 김영미 씨는 “아이들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반대할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 “그렇지만 국제중에 입학할 때까지의 만만치 않은 사교육비용과 어린 나이때부터 입시에 시달려야 하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어떻게 보상해야 하냐”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단체의 우려는 훨씬 크다. 지난 5월 국제중 설립 등을 반대하며 16일 동안 단식 농성을 했던 정진화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입시공부에 시달리고, 외국어고나 특목고 입시경쟁으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 시민 모임 공동 대표도 “국제중은 입시 명문 학교로 될 위험이 큰데도, 교육청이 이런 위험을 너무 약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국제중 설립 추진 일지>
* 3월 ------ 학교법인 대원학원과 영훈학원 서울시 교육청에 각각 국제중 설립 인가 신청
* 4월 ------ 시교육청, “서류검토 후 인가여부 결정” 두 학원에 통보
* 5월 ------ 시교육청, “6월6일까지 여론수렴” 행정예고
* 6월 ------ 김진표 당시 교육부총리,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만나 “국제중 신설 자제” 요구
* 7월 ------ 서울시교육위원 선거. 국제중 신설 반대 전교조 측 후보 대거 낙선
* 8월23일 -- 공 교육감, “영훈중 내년 3월 개교” 발표
한종해기자<han1028@sisa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