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한진해운 법정관리만은 막아야”
국가기간산업 붕괴 우려…5천억원에 달하는 자구안 제출
2017-08-28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한진그룹이 국가기간산업인 해운산업의 붕괴를 우려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만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28일 밝혔다.한진해운 측은 “지난 27일 오전 독일 HSH 노르드 방크, 코메르쯔 뱅크, 프랑스 크레딧 아그리콜 등 해외 금융기관에서 해운 선박금융 채권 상환유예에 대한 동의 의사를 한진해운에 전달해왔다”며 “이는 산업은행 보증이 없을 경우 상환유예가 불가능하다고 밝혀왔던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한진해운 살리기에 동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들은 한진해운의 해운 선박금융 채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 금융기관들로, 이들의 상환유예만으로도 약 1280억원의 자금 조달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더불어 이번 결정에 따라 다른 해외 금융기관들도 동참하겠다는 의사 표명이 이뤄지고 있어, 모두 4700억원의 자금조달 효과가 생기게 된다.또 용선료 조정 협상에서도 마지막까지 난항을 겪던 최대 선주사인 시스팬이 산업은행의 동의를 조건으로 용선료 조정에 합의하면서, 타 용선료 협상까지 완료됐다. 이에 따라 약 8000억원의 자금 조달 효과가 발생한다.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용선료 조정에 따른 8000억원, 선박금융 유예를 통한 4700억원 등 모두 1조27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조달하는 효과를 보게 됐다.한진그룹은 한진해운 유상증자 시 대한항공의 4000억원 유상증자 참여하고, 추가 자금 필요시 그룹 계열사의 자금 지원과 조양호 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추가 1000억원 등 모두 5000억원에 달하는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유상증자 4000억원 이외에 내년 7월 기준으로 자금이 부족한 상황일 경우, 그룹 계열사의 자금 지원과 조양호 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1000억원을 지원하게 된다.이번에 한진이 제출한 자구안은 그룹으로서는 조달 가능한 최대한의 내용이다. 한진그룹은 이미 지난 2014년 최은영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 받은 이래로 1조2000억원을 지원했고, 이번 자구안을 포함할 경우 그룹 차원의 지원 규모는 1조7000억원에 달한다.한진그룹 관계자는 “현재 재무적으로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대한항공의 경우 올 2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100%에 달해, 5000억원 이상의 지원은 무리”라고 말했다.이어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진그룹은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산업을 살리기 위한 일념으로 이 같은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한진그룹 측은 해운산업이 국내 수출입 화물운송의 99%, 국가 전략물자 수입의 100%를 담당하는 국가 기간 산업임을 강조하고, 국내 항만산업을 비롯해 연관산업의 고용 창출에도 지대한 역할을 하며, 유사시 병력 및 군수품 등 전시화물을 운송하는 제4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또 만약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사실상 한국 해운산업 자체가 붕괴되는 것은 물론, 해운업과 필수불가결한 관계인 조선업, 항만업 등 연관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