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근홍 기자] 채권단의 추가 자금지원 불가 결정으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보여 이미 투입된 1조원 이상의 혈세는 손실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31일 채권단에 따르면 법정관리가 진행되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최대 6600억원 공공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은 4300억여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문제는 손실의 대부분이 세금을 통해 충당된다는 점이다.당초 채권단으로 참여한 산은은 한진해운 사태가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 충당금을 마련해 둔 상태다.산은은 한진해운에 일반대출 3400억원과 대출보증 300억원을 해줬다. 또한 사모 회사채 2400억원과 공모회사채 500억원도 보유하고 있다.이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모든 채권이 동결되기 때문에 원금 대부분 회수하기 힘들다.이와함께 신용보증기금은 한진해운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최고 4306억원을 변제해야 한다.회사채 신속 인수제에 참여하면서 한진해운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프라이머리 유동화증권(P-CBO)에 지급보증을 했기 때문이다.회사채 신속인수제는 2013년 발의된 정부안으로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갚기 위해 신규 회사채를 발행하면 산은이 인수해 자금순환을 돕는 방식을 말한다.한진해운 화사채는 60%를 신보가 보증하고 나머지는 보증없이 채권은행과 금융투자업계(회사채 안정화 펀드)가 각각 30%, 10%씩 나눠 인수했었다.이에 국민혈세로 운용중인 공공기관이 대기업의 빚을 보증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동걸 산은 회장은 한진해운에 대한 신규 지원을 하지 않기로 한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이 회장은 "현대상선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끝까지 단 한 푼의 혈세도 들어가지 않았다"며 "한진해운에도 그런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추가자금 지원이 이뤄져도 회생가능성을 낮게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 시기가 늦어지면서 국민부담이 더 커졌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정부·채권단의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되, 이렇게 이뤄진 결정에 대해선 면책을 해줘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