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무형문화재법' 관련 학술대회 개최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과 무형유산조사 학술대회

2017-09-02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강경환)과 한국민속학회(학회장 김종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학술대회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과 무형유산 조사>가  9월 2일 국립무형유산원 어울마루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올해 시행된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은 1962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을 반세기 만에 정비한 법으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 지식재산권의 보호 등, 보다 더 폭넓은 무형유산의 범위를 포함하고 있다.국립무형유산원은 전국단위의 무형유산 기초조사를 위한 방향 모색과 전통문화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이번 학술대회를 마련했다.총 3부로 구성된 학술대회는 △1부 음악․춤․연희 종합예술, △ 2부 민간의약․농경․어로 및 자연․우주지식, 언어표현․구비전승, 절기풍속․의․식․주생활, △ 3부 민간신앙․일생의례․종교의례, 놀이․축제 및 기예․무예 등에 관해 전문가 10명의 연구 성과 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신법(新法)에서 적용할 원형과 전형 개념정리 필요

1부에서는 음악분야 무형문화의 현 국면과 연구 조사 방안에 대해 경인교육대학교 김혜정교수가 발표자로 나와 "법이 먼저인가 대상이 먼저인가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발제 하면서 "현시점에서 '우리의 논의시도는 적절한 것인가'를 스스로 살펴 보게됐다"고 말했다.이어 무형문화재 지정기준의 변화에 대해 '원형과 전형의 기본 개념을 정리하자'고 제안했다.특히 음악에 대한 전형에 대해 "농요의 경우 민속 예술축제에 출전한 뒤 수상하고 나면 문화재지정 코스로  이어지고 공연예술화와 고착화의 과정을 걷게된다"고 분석하면서 "무형문화재법이 정의하는 전형은 지켜야할 가치를 우선하는 발상이 필요하다"며 "전형 찾기는 문화재지정과 관련해 파생된 문제를 극복하는 작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끝으로 "신법(新法)은 구법(문화재법)이 가졌던 폐해를 극복하고 중복성을 인정하는 분류방식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용 무형문화재 시간,공간적으로 확대할 필요있다

이어  경상대학교 강인숙교수는 법 변화에 다른 '무용 무형유산의 조사방안'에 대해 발표하면서 "춤은 기본적으로 변화 할 수 밖에 없는 예술"이라고 전제하고 "일회성 예술인 춤은 같은 춤이라도 시간, 공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 한다"며 춤의 정형화된 틀에 대해 염려를 나타냈다. 이어 강교수는 '처용무' '진주검무'를 예로 들며"단체종목과 개인종목의 경우 중복 지정됐거나 성격이 뒤섞인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이밖에 "현재 개인종목의 전통춤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종목만 살아 남아있고 비지정 문화재는 거의 사라졌다"면서"무형문화재 무용종목의 대상이 시간ㆍ공간적으로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 했다.끝으로 강교수는 "1962년 '문화재법'이 제정된 이후 약 54년 동안 무형문화재가 박제화, 독점화 됐다"면서 "변화된 '무형문화재법'은 이런 개선점들이 수정, 보완돼야 할 것" 이라고 진단했다.

무형문화재 조사, 관성과 형식주의에서 벗어나야

이어 발표자로 나선 고려대학교 허용호 교수는 "상위법인 <문화재보호법>은 '원형유지'를 원칙으로 제정  됐고 <무형문화재법>은 '전형'에 가치를 두고 있다"면서 "하위법인 <무형문화재법>의 실제적인 독립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허교수는 또, "무형문화재 정의와 유형분류의 부재에서 오는 타율성과 비자족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하면서 "무형문화재 조사도 익숙한 관성과 형식주의에서 벗어나 조사방향을 새롭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끝으로 허교수는 '무형유산종합조사'에 대해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구제차원의 조사와 보호가 아니라 창조적으로 전승하고 활용하는 자원을 만드는 기획이길 바란다"고 전했다.이어<무형문화재법 변화에 따른 무용 무형유산의 조사 방안>, <무형문화재 독립 입법 시대의 무형유산 조사>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2부에서는 일상에서 친숙한 문화유산인 전통지식과 생활관습에 대해 <무형유산 보호 대상으로서 민간의료분야의 현재와 향후 수집, 기록 연구의 방향>, <무형문화유산으로서 ‘농경․어로 전승지식’의 이해와 조사 연구 방법>,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설화 항목 선정․조사․보호의 문제>, <무형문화재로서 식생활 조사 방법의 방향> 등 네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무형유산의 조사방안을 규명함으로써 전통문화를 한층 더 가까이에서 전승하고 발전시키는 길에 대해 참석자와 토론자 사이에 열띤 토론이 전개됐다.
3부에서는 <무형유산으로서의 마을신앙 조사와 기록화의 방향>, <신법 체제에 따른 무형유산 전국 조사 사업의 방향성 검토>, <신무형문화재법과 전통적 기예‧무예 조사 방법> 발표가 이어졌다.

마을의 정주공간에 대한 비보풍수(裨補風水)등, 깊은 이해 필요

공주대학교 강성복교수는 <마을신앙 조사와 기록화의 방향>에 대해 "마을의 정주공간에 대한 인식과 비보풍수(裨補風水)에 대한 이해가 긴요하다"면서 "마을을 구성하는 사회조직과 유기적인  관계망 속에서 마을신앙의 전승주체를 포착하는 일"이라고 발표했다.강교수는 이에 더해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마을신앙의 지속과 변화양상을 찾아내는 일이 새로운 무형문화재 발굴에 주안점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어 토론에 나선 전남대학교 서해숙교수는 "지난 2015년 무형문화재 종합조사 과정에서 호남지역 '마을신앙정리작업' 항목에 대한 선정기준 문제, 명칭표기 문제가 대두됐다"면서 "마을신앙을 통해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예술적 기능과 가치를 확인 할 수 있었다"며 "무형문화재 지정여부를 떠나 무형유산원이 마련한 '조사항목' 8가지 양식에 다양한 조사대상을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 해봐야 된다"고 밝혔다.이번 학술대회는 국립무형유산원이 1955년에 창립된 <한국민속학회>와 공동으로 주최해 무형유산 관련 학술교류 증진과 연구조사의 심층 기반을 제공하는 자리가 됐다.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이날 학술대회를 계기로 무형유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고, 논의된 내용을 정리해 올해 말 발간 예정인 국립무형유산원 학술지 <무형유산> 창간호에 수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축적된 정보는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