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자영업자 대출↑...부채 질 악화 우려

구조조정·가계대출 억제 여파

2017-09-04     홍진희 기자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올해 상반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자영업자와 기업에 빌려준 돈이 크게 늘어 개인사업자의 부채 질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금 잔액은 170조341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6.3%(10조797억원) 급증했다.올해 상반기 증가액은 작년 동기(2조8331억원)의 3.6배 수준으로 상승했다.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매년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종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하반기 8조290억원이 최대 증가 폭이었다.상반기 증가액에는 특수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출금이 약 1조5000억원 포함됐지만 나머지는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 이른바 2금융권 대출금이다.기업들이 은행의 리스크(위험) 관리 강화 영향으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2금융권 산업대출을 많이 늘린 게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들이 부실 채권 우려로 대출심사를 강화하자 대출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한 것이다.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자영업자 대출의 급증세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51조6000억원으로 1년 동안 25조2000억원 늘어났다.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금 중 상당한 부분은 자영업자가 사업과 생계 등을 위해 빌린 돈으로 보인다.실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 잔액에서 서비스업 대출이 69.8%(118조8000억원)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제조업은 14.2%(24조1000억원), 건설업은 4.6%(7조9000억원)에 불과하다.올해 상반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 증가액에서 서비스업은 8조 원으로 전체의 80%에 이른다.서비스업은 자영업자가 많이 선택하는 부동산업, 임대업, 숙박업, 음식점업, 도·소매업 등으로 구성돼 그만큼 자영업자 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해석이다.지난 8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도 한 금통위원은 “개인사업자 대출은 가계부채와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가계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자영업자의 경우 부실화될 위험이 크다”며 자영업자 대출을 가계부채에 포함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