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아시아나, 상반기 여객·화물 최대실적
[매일일보비즈] 2010년 상반기 항공업계는 훨훨 날았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항공사는 여객과 화물 모두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대한항공은 1분기에 영업이익 2202억 원, 매출 2조5990억 원으로 분기별 최고실적을 냈으며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실적도 영업이익 2800억 원대로 순조롭다. 대한항공은 1월~5월까지 약 632만6000명을 실어 나른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도 상반기에 최대 실적을 냈다. 1분기의 경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이익이 1000억 원을 넘었다. 2분기는 1분기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았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을 1540억 원대로 내다봤다.
항공사들이 이처럼 상반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고 있는 이유는 신종 플루, 환율 등 항공 수요를 억누르던 요인들이 올해 들어 사라졌기 때문이다. 개인 고객 이외에도 경기불황으로 발이 묶였던 대기업의 출장 및 인센티브 관광이 다시 살아나면서 한국 발 수요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한·미 비자면제 프로그램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도 실적 상승을 이끄는 요인 중 하나다.
김정은 HMC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된 미국 VISA 면제 효과는 당시 경기침체가 본격화돼 사실상 효과가 없었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효과가 나기 시작했다"면서 "대한항공은 지난 1분기 미국 노선 탑승객 수가 59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고 파악했다.
중국노선 역시 상하이 엑스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미주 및 중국 이외의 노선도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인천공항 환승 수요 증가도 상반기 실적을 끌어 올리는 데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 해부터 지속적으로 환승수요 유치를 위해 노력한 결과 유가와 환율과 같은 외부 변수에 따라 한국발 수요와 해외발 수요를 적절하게 안배해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화물 수요 증가는 국적사 화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삼성, LG 등)들의 반도체, 핸드폰 등 IT 관련 수출 물량 증가가 가장 큰 이유다. 통상적으로 화물의 최대성수기인 4분기 실적을 넘어서는 실적을 상반기에 기록하고 있어 항공사들의 수익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화물의 경우 경기가 침체됐던 작년 초와 비교해 올해 들어 전반적인 회복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동남아 노선 여객은 5월 방콕 시위 사태로 인해 수요가 줄었다. 아이슬란드 화산재 여파로 유럽 하늘이 닫히면서 4, 5월 유럽행 항공 수요도 주춤했다.
3분기에도 역대 최대실적 기대
하반기에도 항공업계의 전망은 밝다. 상반기에 이어 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 2 분기는 항공산업 특성상 비수기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항공업계는 여객, 화물 부문에서 모두 목표치를 넘는 실적을 냈다.
7~8월 휴가철, 9월 추석 연휴, 12월 크리스마스 등의 특수가 낀 올 하반기는 역대 최고 실적을 냈던 2007년보다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항공 화물 부문도 성수기로 분류되는 4분기에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현민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캉스 수요가 7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이에 더해 작년에는 10월에 있었던 추석 연휴가 올해는 9월 예정돼 있어 항공사들이 3분기에 매출액 및 영업이익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 연구원은 이어 "항공화물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LCD, 휴대폰, 자동차 부품을 위주로 국내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이러한 추세는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파악했다.
계절별 특수 이외에도 중·장기적으로 원화강세가 예상돼 항공사들의 영업비용 감소와 외화 환산이익 증가 등도 기대된다. 원화 강세에 따른 여행객의 증가 추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범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년 대비 낮은 환율 효과와 이연 수요가 강하게 반영되면서 최근 내국인 출국자수는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에 따라 3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6.5% 증가한 3969억 원을, 아시아나항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1280억 원을 달성하는 등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움직임도 항공업계에 호혜가 될 전망이다.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 여행객들의 목적지가 기존의 한국 및 동남아가 아닌 유럽 등 장거리 선진국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 유럽 등으로 환승하는 수요가 더욱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하반기 중국, 한국, 제3국(유럽 등)으로 향하는 환승수요를 더욱 개발하고, 퍼스트,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3분기가 전통적으로 항공사의 최고 성수기고, 현재 7월 평균 예상 탑승률이 80% 가까이 되는 만큼 상반기의 여행수요가 7, 8월에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9월 추석, 11월 G20 회의 등도 여객 수요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항공산업이 유가, 환율 등 통제할 수 없는 외부요인에 큰 영향을 받고 세계적인 경기 추세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변수는 있다"고 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