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조세부담률은 하락, 소득세는 지속적 상승
부가세 조세부담률은 변화 없어
[매일일보 전근홍 기자]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의 조세부담률은 김대중 정부 이후 꾸준히 하락한 반면 소득세는 지속적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법인의 경우 늘어난 소득 대비 법인세율 낮아진 반면 개인의 경우는 소득보다 소득세 부담이 빠르게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8일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발표한 ‘경제주체별 조세부담률 산출 및 각 분야별 예산액의 실제 재정지출 비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기간인 2013∼2015년 법인세 조세부담률은 18.4%로 나타났다.
법인세 조세부담률은 김대중 정부시절 27.2%에서 노무현 정부 23%, 이명박 정부 20%에 이어 박근혜 정부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다.
그러나 소득세 조세부담률은 김대중 정부 4.7%에서 노무현 정부 5.4%, 이명박 정부 6%, 박근혜 정부 6.9%까지 상승세다.
통상적으로 특정 세목의 세부담 추이를 평가할 때 명목세율이나 실효세율이란 개념을 사용한다.
세법상 정해진 법정세율이 명목세율이다. 실효세율은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과세표준 대비 결정세액으로 정의된다.
그런데 명목세율과 실효세율은 실제 경제적 소득이 아닌 비과세 소득과 소득공제 등을 제외한 세법상의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해 실제 법인이나 가계소득 대비 실제 세부담 정도를 평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보고서에선 법인소득 대비 법인세수의 비중을 법인세 조세부담률로, 개인소득 대비 소득세수의 비중을 소득세 조세부담률로 각각 정의한다.
법인세 조세부담률이 지속적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법인의 소득이 늘어나는 것만큼 세부담은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국민계정을 통해 추출한 법인소득은 1997년 39조원에서 2015년 249조원으로 532%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법인세수는 9조4000억원에서 45조원으로 377% 늘어나는데 그쳤다.
법인소득은 5배 이상 증가했지만 법인세수가 걷힌 증가분은 4배에 못 미쳐 실제 법인의 세부담은 감소한 것이다.
소득세를 보면 가계소득은 1997년 324조원에서 2015년 819조원으로 152% 늘어났고 소득세수는 15조원에서 61조원으로 308% 증가해 가계의 소득세 부담은 커졌다.
근로자가 내는 근로소득세 조세부담률은 2008년 3.7%에서 2015년 4.6%로 0.9%포인트 상승했다. 또 자영업자들이 주로 부담하는 종합소득세 조세부담률은 같은 기간 4.1%에서 6.8%로 2.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3대 세목 중 하나인 부가세 조세부담률은 김대중 정부(4%), 노무현 정부(4.2%), 이명박 정부(4.2%), 박근혜 정부(4.2%) 등으로 큰 변화는 없었다.
부가세의 경우 도입 이후 10% 단일세율로 고정돼 지출 정도에 따라 세수가 늘어나거나 감소하는 현상이 반복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