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전경련 차기 회장 고사"…인선작업 '난항'

2010-07-06     온라인뉴스팀

[매일일보비즈]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건강을 이유로 회장직에서 중도 사퇴한 가운데 다음 회장 자리를 두고 거론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회장직을 고사(固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경련의 차기 회장 인선작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6일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전경련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된 것과 관련해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은 전경련 회장을 맡을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조석래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 하차한 이후 정 회장이 차기 회장에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퍼졌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정 회장은 그룹 경영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생각이 확고하기 때문에 차기 회장에는 전혀 뜻이 없다”고 덧붙였다.재계에서 추대를 할 경우에도 고사할 것으로 보이냐는 물음에는 “애초부터 차기 회장직에 뜻이 없기 때문에 추대 자체가 안 되는 것이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한편 6일 조석래 회장이 지병을 이유로 전경련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전경련을 비롯한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 등이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됐다. 이유는 전경련 회장직이 지난 199년대까지만 해도 재계를 대표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자를 시작으로 고(高)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구자경 LG 명예회장, 고(高) 최종현 SK 그룹 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등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맡아왔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빅딜 과정에서 전경련이 재계의 구심점으로서 제대로 된 조정자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삼성,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의 오너들이 전경련 회장 자리를 피해왔다. 실제로 1999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마지막으로 국내 5대그룹에서 회장을 맡은 적이 없다. 김각중 회장(26, 27대), 강신호 회장(29, 30대), 조석래 회장 (31, 32대) 모두 재계 서열 30위권 밖의 기업 출신이었다. 28대 손길승 회장이 4대그룹인 SK그룹 출신이기는 했지만 손 회장은 전문경영인이라는 약점이 있었다. 전경련 안팎에서 차제에 삼성,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에서 전경련 회장을 맡아 재계의 구심점으로서 전경련의 위상을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을 이끄는 이건희 회장과 재계 2위 그룹인 현대․기아차 그룹의 정몽구 회장이 거론된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난 2007년 강신호 전 회장(29대, 30대 회장)의 임기말에 재계 대표들이 이 회장에게 누차 회장직을 제안했지만 사양했었다. 이번에도 전경련 회장단이 뜻을 모아 회장직을 제안한다고 해도 수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또 정몽구 회장 역시 차기 회장 자리를 고사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