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1.25% 동결

가계부채증가, 美금리 인상 가능성의 영향

2016-09-09     전근홍 기자
[매일일보 전근홍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중론이 우세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한은은 9일 이주열 총재의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이 같이 유지하기로 결정했다.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6월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려간 이후 3개월째 동결됐다.한은 금통위의 이같은 결정에는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우선 가계부채는 정부가 도입하는 여러 규제정책에도 불구하고 급증세를 멈추지 않는다.가계의 카드사용액까지 포함한 가계신용 잔액은 올 상반기 54조원이나 급증해 6월 말 현재 1257조3000억원에 달했다.또 7월에는 은행의 가계대출 규모가 6조3000억원이나 늘었고 8월에는 8조7000억원이나 증가하는 등 주택시장의 비수기인 여름철에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의 급증세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이에 따라 정부는 가계대출에 대한 소득심사를 강화하는 등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전국으로 확대 적용했다. 이어 지난 8월엔 주택공급을 축소하는 8·25 대책을 내놓았고 이 달에는 또다시 집단대출의 소득 확인을 의무화 하는 등 관련 제도를 정비중이다.한편 한은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도 기준금리 인하를 부채질하는 요소하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지표 방향에 따라 인상 예상 시기는 달라지겠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최소 1차례는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시사하고 있다.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내외의 금리 차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가능성 때문에 한은은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국내 시장금리 등이 상승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막대한 가계부채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금융관계자는 “한은이 지난 6월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였고 하반기 경기 부진에 대응하고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만큼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해 경기흐름을 살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