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운전기사, 1천만 원 장학금 기탁
대학 운전기사가 일당을 받아 차곡차곡 모은 1천만 원을 학생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대학에 기탁해 주변에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30년간 대구대학교(총장 홍덕률)에서 운전기사로 일한 박성원 씨(71). 지난 9월 12일 경산캠퍼스 성산홀(본관) 2층 소회의실에서 홍덕률 총장 등 대학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전기금 전달식을 가졌다.
박 씨는 1986년 대구대 사무처 관리과에서 처음 일을 시작한 후 차량 업무를 담당하며 학교에 몸담아왔다. 2003년 8월 정년퇴임을 했지만, 대학이 운전기사가 부족해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일용직으로 일하며 대학과의 연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그는 대학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기로 마음먹고 학생 장학금을 기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난 2009년부터 매월 10만원씩 적금을 들기 시작했다. 이후 올해 8월 말 적금이 만기가 되자 이달 초 대학 발전기금 담당 부서를 찾아 기부 뜻을 밝혔다.
퇴임 이후 그가 하루 일하며 받은 보수는 6만4000원. 씀씀이를 줄여가며 7년에 걸쳐 모은 돈을 선뜻 대학에 내 놓은 것이다. 그는 매일 같이 일이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돈을 모으는 데는 더욱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대학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비하면 “약소하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그는 전달식에서 “삶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대구대에 와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면서 “항상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은 것 같아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홍덕률 총장은 “퇴임 후에도 대구대를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쉽지 않은 결정을 해 주신데 대해 대학을 대표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그 소중한 뜻을 잊지 않고 잘 새겨 대학 발전과 학생들을 위해 잘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