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 조달하겠다던 정부...실제 비과세·감면 실적 6조

목표보다 11조7000억원 적은 규모

2017-09-20     홍진희 기자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정부가 비과세·감면 제도를 통해 18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거둬들인 세수는 6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20일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의 ‘비과세·감면 정비 및 신설 현황’을 근거로 분석한 결과 2012~2015년 세법 개정으로 이뤄진 비과세·감면 정비 효과는 6조3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아직 현 정부 마지막인 올해 세법 개정안의 세수증대 효과가 반영되진 않았지만 정부가 내건 목표보다도 11조7000억원이나 적은 규모다.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선거 당시 공약을 5년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을 담아 ‘공약가계부’를 2013년 발표했다. 여기서 일몰이 도래하는 조세지출(감면) 제도를 원칙적으로 폐지한다는 원칙 아래 18조원을 조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박주현 의원의 분석은 정부의 것과 차이가 난다. 정부는 지난 8월 비과세·감면에 따른 세수증대 효과가 16조6300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정부 들어 일몰이 도래해 끝난 조세지원 규모는 2013∼2017년 총 1조5000억원이고 축소된 조세지원 규모는 총 15조2000억원이다. 정부의 추정치는 이 둘을 합한 결과다.하지만 박주현 의원은 정부 추정치와 차이가 신설된 조세지원 제도까지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엔 늘어난 조세지원이 없었지만 이후 △2014년 7000억원 △2015년 2조2000억원 △2016년 3조7000억원 △2017년 3조9000억원으로 점점 커져 총 10조5000억원에 달했다.이를 지난 8월 정부 추정치에서 제하면 비과세·감면 정비에 따른 세수효과는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쪼그라든다.실제 예정처에 따르면 정부는 2012∼2016년 세법 개정안에서 조세지출 제도 68개를 폐지하고 69개를 축소했지만 반대로 44개의 조세지출 제도 신설도 추진했다. 순감 항목은 24개에 그치는 셈이다.박주현 의원은 “정부는 증세 대신 비과세·감면 정비를 통한 세수 확대가 가능하다던 공약가계부의 실패를 인정하고 법인세 정상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아울러 그는 “조세지출이 본래 목적과는 달리 주로 고소득층, 대기업에 혜택이 돌아가 조세 형평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비과세 혜택이 최상위층에 쏠리는 금융소득과 연구·개발(R&D) 등에 대한 비과세·감면 혜택 등을 우선 정비해 형평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