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수리 ‘최고가치(Best Value) 낙찰제’ 도입

2017-09-20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수리에 입찰가격 경쟁에 따라 낙찰됐던 기존 방식이 사라지게 됐다. 문화재수리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는 일반 건설공사와 같이 가격 위주로 사업자가 선정됨에 따라 부실 수리 문제가 제기되면서 관련 법규의 개선이 꾸준히 요구돼 왔다.앞으로는 수리실적, 수리에 참여하는 기술자와 기능자의 수리 이행능력과 입찰가격 점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문화재수리에 가장 적합한 사업자가 선정될 수 있도록 관련 법규가 바뀐다.

낙찰가격 경쟁으로 인한 부실공사방지 대책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문화재수리 사업자를 선정할 때 가격 중심의 심사 때문에 최저가 경쟁으로 수리가 부실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획재정부(부총리 유일호), 행정자치부(장관 홍윤식), 조달청(청장 정양호)과 함께 가격 외에 기술력과 전문성에 대한 평가 가중치를 크게 높이고 적정 가격을 보장해주는 ‘최고가치(Best Value) 낙찰제’를 21일부터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문화재수리 분야의 입찰제도 개선은 비정상의 정상화 100대 정부 핵심과제와 지난 2014년 문화재청이 발표한 ‘문화재수리 체계 혁신대책’의 세부과제 중 하나이다.문화재청은 제도개선 초기부터 기획재정부ㆍ행정자치부ㆍ조달청과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국가계약법 시행령'과 '지방계약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근거법령을 마련하고, 문화재ㆍ입찰제도 관계전문가, 문화재수리협회 등으로 구성된 ‘문화재수리 입찰 및 계약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문화재수리 분야의 특수성을 살린 계약예규(지방자치단체는 낙찰자 결정기준) 제정을 추진해왔다.이에따라 2014년 예규(안)을 마련하고, 2015년 시뮬레이션과 모의 입찰을 통해 제도를 고도화했으며, 올해 공청회, 부처협의, 행정예고, 규제심사 등을 실시해 이번 예규를 시행하게 됐다.예규의 명칭은 '문화재수리 종합심사낙찰제 심사기준',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재수리 종합평가 낙찰자 결정기준'이다.이 계약예규(낙찰자 결정기준)에서는 문화재수리를 문화재의 중요도, 수리의 난이도와 규모에 따라 1~3등급으로 입찰등급을 나누고, 등급별로 심사기준도 달리 적용했다.다만, 상대적으로 규모와 중요도가 적은 3등급은 수리업체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당분간 현재의 적격심사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으며, 앞으로 제도운용과 업계 현실 등을 고려해 3등급까지의 확대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2년간 시범 실시후 본격 적용예정

또한, 신규 제도 도입에 따른 업계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제도의 연내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은 문화재청장이 고시하는 문화재수리 60건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또한, 이 기간에 수리업체, 지방자치단체 감독관과 계약담당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지역별 설명회를 개최해 신규제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모니터링을 통해 제도를 검증할 계획이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계약예규(낙찰자 결정기준) 제정을 통해 기술력을 가진 최적합 업체를 선정할 수 있게 돼 부실 수리 방지의 첫 단추가 채워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정부3.0이 추구하는 공유ㆍ소통ㆍ개방ㆍ협력을 통해 민족문화의 정수인 문화재가 온전히 후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문화재수리 품질 향상에 지속적으로 힘써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