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장기화로 8월 실업자 증가폭 최고치

1997년 외환위기 수준에 근접… 심각한 수준

2016-09-21     전근홍 기자
[매일일보 전근홍 기자] 경기침체로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달 기준으로 실업자 증가 폭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장기 실업자는 1997년 외환위기 수준에 근접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는 18만2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2000명 증가한 수치다. 또 지난달의 증가폭은 실업자 기준을 구직 기간 1주일에서 4주일로 바꾼 1999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장기실업자 수는 2013년까지 증감을 반복해오다 2014년 이후 매달 평균 1만~2만명 가량 지속된 증가세를 보였다.그러나 지난해 5월부터 올 초까지 증가폭이 3만~4만여명으로 확대됐고 지난 7월 5만1000명으로 급등했고 이어 지난달에는 증가 폭이 6만명대로 늘어났다.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의 비중을 보면 빠른 증가세를 보인다.지난달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율은 18.27%로 IMF 외환위기 여파로 몸살을 앓던 1999년 9월 이후 최대치다.1999년 당시 20%에 달했던 장기실업자 비율은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10년 이후에는 7∼8% 선을 유지해왔다.하지만 지난해 5월 장기실업자가 늘면서 장기실업 비중은 10%대로 올라선데 이어 올해 7월에는 10% 후반대를 밑돌았다.전문가들은 단기실업의 경우 구직과정이나 경기침체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경제현상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지속적인 경기침제로 실업자들의 구직실패가 장기화되는 장기 실업은 경기 이상 징후라고 우려했다.특히 장기실업자가 증가세를 보이는것은 조선 ·해운 산업 구조조정으로 대량 실업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장기적인 경제성장 과정에 문제소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또 장기실업자의 증가세는 이미 한국경제가 장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의 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전엔 장기침체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업이 발생하더라도 경기가 회복되면서 일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장기침체는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