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웅진씽크빅, 교육부 징계를 비웃다?

비자금 적발로 ‘부적격업체’ 선정 불구 ‘편법사업’…이름 바꿔 사업하면 모를 줄 알았니?

2010-07-09     김시은 기자

[매일일보=김시은·김경탁 기자] ‘바른 교육을 위한 큰 서비스’라는 모토로 교육전문사업을 벌이고 있는 웅진씽크빅이 회사의 모토와는 정반대로 시커먼 편법상술을 서슴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웅진씽크빅은 2008년 수십억 비자금 조성 및 학교장에 대한 금품로비를 통해 민간참여컴퓨터교육사업(이른바 방과후학교사업)을 벌여온 사실이 드러나 2009년 2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년간 공개경쟁입찰 참여가 불가능한 ‘부적격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2008년 12월 발표된 전주지검 군산지청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웅진씽크빅은 총 55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해 전 충청북도 교육위원회 의장과 군산지역 초등학교 교장 등 교육 공무원 50여명에게 수백만원에서 수억원 사이의 뇌물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웅진씽크빅 관계자 및 이에 협력한 거래업체 대표 등 9명이 구속됐고, 교육공무원 3명 구속, 6명 불구속 입건, 12명 관학 교육청에 비위사실 적발 통보가 이루어졌으며, 웅진씽크빅은 2009년 2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년간 경쟁입찰 참여 거부 대상으로 등록됐다.

그런데 웅진씽크빅은 2009년 4월 (주)웰컴스쿨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부적격 업체로 지정된 기간에도 버젓이 민간참여 교육사업을 편법으로 진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 통화에서 “웰컴스쿨은 웅진씽크빅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변했다.

방과후학교 사업은 회사의 이미지가 중요한 사업인데 2008년 사건으로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학교들에 대해서만 관리하는 부분에 대해 위탁용역업체를 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웅진씽크빅 측에 따르면 2008년 당시 스쿨본부 전체 직원은 200여명으로, 이중 본사 직원은 13명이었는데, 본사를 제외한 지역조직은 전체가 웰컴스쿨에 승계됐고, 본사 직원 중 5명이 2009년 3월31일 퇴사해 4월 설립된 웰컴스쿨에 취직했다.

잔류인원은 계약 명의가 웅진씽크빅으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위탁관리를 맡긴 것이어서 매출, 자산, 채권 관리 인원이 약 3명. 나머지는 신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6월과 최근 복수의 언론매체 취재과정에서 웰컴스쿨 최모 대표가 웅진씽크빅에 여전히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3월 퇴직했다는 사람이 여전히 회사에 나오고 있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 웅진씽크빅 측은 2009년 3월 퇴직으로 되어있는 최모 대표의 경력증명서를 <매일일보>에 보내왔지만 사직서 등의 다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비자금사건도 내책임 아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2008년 비자금 사건에 대해 “스쿨본부 매출이 200억 정도인데, 방과후 학교는 컴퓨터 교실 하나를 지어주는데 1억 정도 소요된다”며, “학생이 내는 비용을 가지고 사업하는 것인데 수익이 거의 없거나 마이너스인 수준으로, 방과후 학교사업에서 남겨먹을 것이 없기 때문에 굳이 편법을 쓰면서까지 사업을 할 이유가 없다”고 강변했다.

‘이익이 남지 않는 사업이라면 애초에 비자금과 리베이트를 제공하면서 입찰 따낸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교장선생님들이 영업을 하려면 달라고 요구한 부분으로 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책임을 교육 공무원들에게 떠넘겼다.

이 관계자는 “방과후 학교 부분은 기존 학교사업에 컴퓨터학교만 가능하던 것이 2008년 4월11일 학교자율화방안으로 영리단체에 모든 과목을 풀어놓겠다는 정부방침이 나오는 상황을 예측하고 우선 컴퓨터학교부터 들어갔던 것으로, 당초부터 사업 자체의 이익보다 향후 학교시장의 확대상황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부를 아예 웰컴스쿨에 넘긴 것은 방과후학교 관련 사업을 아예 접었다는 뜻으로 봐도 되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학교자율화방안 등 시장 확대 방향에 있어 불투명해진 부분이 있어서 사학부분을 확장시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웅진씽크빅은 ‘공식답변’을 통해 “웅진씽크빅은 웰컴스쿨에 교육콘텐츠 및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고, 웰컴스쿨은 신의와 성의의 원칙에 입각해 자체적인 사업과 함께 상호간의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협력적 관계의 회사”라고 설명했다.

이 말은 결국 웅진씽크빅의 계열사는 아니지만 웅진씽크빅 직원들이 기존 조직에 모여서 웅진씽크빅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쓰는 ‘협력회사’가 웰컴스쿨이고, 이 회사가 방과후학교사업을 확대하면 할수록 웅진씽크빅의 수익은 늘어난다는 의미이다.

교육부가 애초에 웅진씽크빅을 ‘공개경쟁입찰 참여 부적격 업체’로 선정한 취지가 뭐였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