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검은 커넥션 [추적]

우린 공동운명체?

2010-07-09     김시은 기자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연임로비 의혹에 휘말렸다.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인 I사가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하면서 비자금 살포자로 남 사장이 지목되고 있다. 남 사장이 전 정권에 이어 현 정권에서까지 사장직을 연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 정권실세들의 알력이 작용했다는 것. 남 사장이 I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다.

일각에선 검찰이 협력업체의 내사를 진행한 것도 남 사장의 연임비리 의혹을 캐내기 위한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조사를 진행 중인 검찰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근거 없는 얘기라고 했음에도 불구,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일일보>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현 정권실세들과 연임로비 의혹에 휘말린 까닭을 알아봤다. 

남상태…상임고문 오동섭·함영태·정하걸, 이재오 전 권익위원장 등 현 정권실세와 近
대우조선해양 4조원대에 불과했던 매출 정권 바뀐 지난 2008년 3년만에 11조원 이상↑
대우측 “유임로비 사실무근, 수주 중단·취소 등 손실 발생시 형사·민사적 책임 물을 것”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연임로비 의혹에 휘말린 것은 검찰이 대우조선해양의 조선기자재 납품업체인 I사를 상대로 내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당초 검찰은 비밀리에 수사를 진행했지만 검찰이 내사를 진행한다는 소문이 정치권사이에서 퍼지는 등 세간에 알려지면서 I사의 내사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이 왜 I사를 상대로 내사를 진행했었는지 밝히지 않으면서 I사의 원정업체인 대우조선해양에게로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돌고 도는 수레바퀴?

제보의 내용은 구체적이다. I사는 지난 2007년부터 착수한 공유수면 매립공사와 조선기자재 절단 및 조립공장 증축공사 등에서 비자금을 조성했고, 2008년 대우조선해양은 I사에게 500억원이 넘는 선수금을 지원했다고 한다. I사의 이모 대표는 대우조선해양의 다른 협력업체인 G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G사는 I사의 모회사. 공교롭게도 G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연관돼 있다. 천 회장의 자녀 3명이 주식 10여만주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현 정권 실세와 근접해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천 회장의 경우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청탁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현재 항소심을 진행 하고 있다.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는 등 현 정권의 실세로 통하는 천 회장은 지난해 포스코 사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 현 정권의 첫 번째 권력형 비리자로 꼽히기도 한다. 이 때문일까. 일부 정치권 관계자들은 천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드러내고 있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사장에 오른 남 사장이 2008년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면서 다시 사장직을 연임한데에는 현 정권실세인 천 회장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 남 사장은 이를 위해 비자금을 조성했고 그 무대로 사용된 것이 G사라는 것이다. 남 사장은 협력업체에게 연임로비의 대가로 G사의 주식을 천 회장에게 건넸으며, I사에게 수주로 건넨 수백억중 일부는 다시 남 사장에게, 남 사장은 또 다른 실세에게 연임로비를 위한 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추정이다.민주당 강기정 의원측은 <매일일보>과의 전화 통화에서 “6월15일에 남 사장에게 작성된 압수수색영장이 외압에 의해 청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 정권실세로 알려진 이 대통령의 친인척 K씨와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 대우조선해양 상임고문인 오동섭·함영태·정하걸씨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재미교포 블로거 안치용씨는 이 대통령과 남상태 사장이 같이 찍은 사진과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오동섭 상임 고문과 같이 찍은 사진을 올려놓았다. 영포회 조직도와 함께 현 정권실세들이 남 사장과 근접한 관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친한 건가, 꿍꿍인가?

<매일일보>이 만난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 부장검사는 “I사를 내사중인 것은 맞지만 ‘외압설’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임을 밝혔다. 영장을 발부한적조차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 외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사실 검찰은 I사가 2007년(매출액 646억원에 10억원 적자)에서 2008년(매출액 1185억원에 136억원 당기순이익) 이후로 급성장한 배경에 주목, 이 대표의 금융계좌를 추적했고 그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I사가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 대우조선해양이 있다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대우조선해양 역시 비슷한 시기에 성장을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4조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 2008년 3년만에 11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240억원 적자에서 1조316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조선 불황에도 불구하고 총 37억달러 상당의 수주를 달성해 전세계 조선업체중 수주금액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특히 대우조선은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로 있다. 정권의 입김에 따라 인사가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남사장은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유지한데 이어 지난해 3월 연임되기까지 했다. 자금부 평사원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그로썬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사실무근’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실과 다른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회사의 명예와 신용이 훼손되고 수주가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등 손실이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형사, 민사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자금 조성여부는 그 기업의 문제일 뿐 당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만약 그와 같은 비리 행위가 있었다면 검찰의 수사에서 당연히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I사에게 지급한 선수급 역시 경영 활동을 위해 지급한 정상적인 돈이라고 해명했다.그러나 현 정권의 측근인 천 회장의 자녀 명의로 되어있는 G사의 주식보유는 개인적인 문제로 주식 보유 경위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