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계빚 증가속도 세계 3위
GDP대비 88.8%...신흥국 중 1위
2017-09-25 홍진희 기자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한국의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가 세계 주요 40여개국 가운데 3번째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5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우리나라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8%로 1년 전 84.3%에 비해 4.5%포인트 올랐다.한국의 이 같은 증가폭은 노르웨이(6.2%포인트)와 호주(4.9%포인트)에 이어 BIS가 자료를 집계하는 세계 42개국 중 세 번째로 높았다. 한국의 경제규모에 견준 가계부채의 증가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뜻이다.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영국(87.4%)을 추월하며 8번째로 높은 나라가됐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한국의 이 비율은 84.3%로 85.8%였던 영국에 못 미친 9위였다.영국은 선진국 중 부동산 버블이 심한 것으로 지목받는 대표적 국가다. BIS에 따르면 영국의 명목 주택가격 지수는 1분기 사상 최고치인 362.12까지 치솟아, 우리나라(182.23)의 2배에 가깝다.우리니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주요 선진국인 미국(78.4%)이나 유로존(59.0%), 일본(66.1%)을 모두 앞지른 상태다. 세계에서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는 호주와 스위스가 공동으로 꼽혔다. 이들 국가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25.2%에 이른다.이어 3위는 덴마크(122.9%), 4위는 네덜란드(111.4%), 5위는 캐나다(97.9%), 6위는 노르웨이(96.8%), 7위는 뉴질랜드(92.9%)가 각각 차지했다.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8개 신흥국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신흥국 2위인 태국(71.3%)이나 3위 말레이시아(70.7%), 4위 홍콩(66.6%)과는 격차가 상당하다.한국의 이 비율은 1962년만 해도 1.9%에 불과했지만, 2000년 50%대, 2002년 60%대로 진입하며 가파른 속도로 치솟아 홍콩을 앞지른 뒤 14년째 신흥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