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② 급변하는 재계 지도] “위기를 기회로”…영역 넓히는 기업들

경제 위기속 한화, 부영 등 과감한 투자로 재계 순위 ‘껑충’
롯데·현대차·두산 등도 자산규모 꾸준히 늘리며 입지 강화

2017-09-27     이한듬·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최수진 기자]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대다수의 기업들이 생존을 고민해야할 위기에 내몰렸지만, 일부 기업들은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장기 불황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재계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한화와 부영이다. 이들 기업은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적극적인 투자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M&A·부동산매입 등 투자 활발한화그룹은 지난 2014년 말 삼성그룹과 2조원대 규모의 ‘빅딜’을 통해 테크윈·탈레스·종합화학·토탈 등 화학·방산 계열 4개사를 인수, 그룹의 주력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업계 입지를 단숨에 끌어올렸다.특히 해당 빅딜은 일찍이 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재계의 대표적인 ‘승부사’로 통하는 김승연 회장이 영향력을 발휘,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직접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빅딜을 계기로 한화는 방위산업 부문에서 업계 1위로 치고 올라섰고, 세계 방산 20위권 내에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진입했다.석유화학 부문 또한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의 가세로 매출 규모가 크게 불어나 국내 석유화학 시장 1위로 도약했으며, 전체 그룹의 재계 순위도 민간기업 기준 10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공기업까지 포함하면 15위에서 11위로 4계단이나 뛰어 올랐다.한화는 또한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 것은 물론, 현재 우리은행 지분 인수와 대우조선해양 방산 부문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또 한 번의 도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임대주택 시장의 절대강자인 부영 역시 괄목할만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부영은 인천 송도 대우자동차판매부지, 강원 태백 오투리조트, 제주 더 클래식 CC&리조트 등 부동산 매입에 힘을 쏟으며 사세를 확장해 왔다.올해 들어서도 서울 을지로 삼성생명 본사 건물과 삼성화재 사옥을 잇따라 사들이는 등 건물과 부동산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꾸준한 투자를 진행한 결과 부영의 재계 순위도 19위로 껑충 뛰어올랐다.부영은 현재 단순 부동산 투자를 넘어 서울과 제주에 관광호텔 조성을 추진하는 등 주력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선두 기업과 격차 좁혀극적인 순위변동은 없어도 조용히 상위 업체와 격차를 좁히며 입지를 강화해가는 기업도 있다.롯데그룹의 경우 삼성과 3조 규모의 빅딜을 성사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기준 자산규모가 전년 대비 9조9000억원가량 증가하며 4위인 LG그룹과의 격차를 12조원에서 2조26000억원 가량으로 크게 좁혔다.현대자동차그룹도 자산규모가 1년간 15조6000억원이 증가, 올해 초 공정위가 발표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명단에서 공기업을 포함한 재계 순위가 한전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이 외에 두산그룹 역시 자산규모가 7500억원 가량 증가해 재계 순위가 12위에서 11위로 한계단 올라섰다.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재계 순위의 변동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강세를 보이던 산업군이 무너지고 있고, 업계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재계 순위 재편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