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돕고 명의 빌려주고…세무사 징계 5년간 276명

이현재 “기재부 징계위, 세무사법 위반 적발시 일벌백계해야”

2016-09-29     김현정 기자
[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A세무사는 종합소득세 신고를 문의해온 고객 B씨에게 제대로 된 증빙이 없는 가공경비 4억9600만원을 꾸며내자고 은밀한 제안을 했다.B씨는 A세무사 말대로 종합소득세 신고를 허위로 해 세액 1억8600만원을 탈루할 수 있었지만, 결국 꼬리가 밟혀 둘 다 처벌을 받는 신세가 됐다.이처럼 각종 비위와 비리를 저질러 징계받는 세무사가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제출받은 ‘세무사 징계 사유별 현황’ 등 자료를 보면 2011부터 올해 9월까지 비위·비리가 적발돼 징계받은 세무사는 모두 276명이다.2011년 47건이었던 세무사 징계는 2012년 9건으로 대폭 줄었다가 다시 매년 늘어 2015년에는 85건에 달했다.올해 들어선 9월까지 집계된 것만 해도 65건이다. 이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작년 기록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징계 사유를 보면 세무사가 납세자의 탈세를 도와줬을 때 많이 적용되는 ‘성실의무 위반’이 221건으로 가장 많았다.통상 세무사 직원이 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했을 경우 적용되는 ‘사무직원 관리소홀’이 33건으로 뒤를 이었다.이밖에 세무사 명의를 타인에게 대여한 것이 11건, 영리·겸직 금지 위반이 7건, 탈세상담 금지 위반이 4건이었다.이 의원은 “세무사의 법 위반이 5년간 276건이나 되지만, 정작 대다수는 과태료나 견책 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고 꼬집었다.실제 징계 결과를 보면 경징계인 과태료(163건), 견책(10건) 등 처분이 62.7%에 달했다.등록취소(4건), 직무정지(93건), 등록거부(6건) 등 중징계는 37.3%에 그쳤다.이 의원은 “세무사가 세무사법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기재부 세무사징계위원회는 법 위반 사실을 적발하면 일벌백계로 엄중하게 다스려야 한다”면서 “감독기관인 국세청도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