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④ 급변하는 재계 지도] 하반기 재계, 공격적 투자와 내실다지기 혼재
하반기 해외 시장 공략 및 투자 집중
경제활성화 법안 등 지원 필요성 강조
2017-09-29 이한듬·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최수진 기자] 상반기 재계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간 가운데 하반기에도 기업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29일 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현재 글로벌 업황에 따라 투자를 확대하거나 투자보다 내실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시장·신성장 사업에 투자 적극재계를 대표하는 삼성, 현대차, SK 등은 하반기에도 투자를 늦추지 않을 전망이다.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을 필두로 사업재편에 한창이다. 석유화학, 방산부문 등을 한화, 롯데 등과 빅딜을 거듭하며 ‘선택과 집중’에 힘을 쏟고 있는 것.삼성은 IT, 바이오, 금융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반도체 부문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 완공될 예정인 경기도 평택 반도체 공장에 3차원 낸드플래시 생산장비를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 반도체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D램의 생산이 더 우선시 될 것이라는 예상이 비껴나간 것.낸드플래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업계에서도 올해 낸드 시장은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 외에도 삼성은 가전사업 분야에서도 북미와 유럽시장을 겨냥해 빌트인 가전 등 해외시장 맞춤형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현대차는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의 개발에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8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2018년까지 연구개발비를 31조원 가량을 배정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계속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해외 우수인재 영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글로벌 톱 탤런트 포럼을 개최해 자율주행, 스마트카 등의 아이디어 공유가 이뤄졌다.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함께 2020년까지 전기차 1회 충전으로 약 400km를 달리는 전기차 전지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부진한 내수시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11월쯤 신형 그랜저도 조기 출시해 판매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중국, 중동 등 해외 유력인사들과 교류하며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최근 최 회장은 중국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를 만나며 교류·협력을 논의했다.천민얼 구이저우성 당서기, 스타이펑 장쑤성 성장, 왕티엔푸 시노펙 총경리 등을 만나 중국 네트워크를 다지며 SK종합화학이 중국 최대 석유기업 시노펙과 합작공장인 중한석화 설립 협상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 협력해 SK가 독자개발한 석유화학 제품 생산도 하고 있다.SK의 한 축인 SK하이닉스에도 6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D램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에도 투자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보다는 내실다지기 먼저글로벌 업황이 어려운 업종에서는 막대한 투자로 미래먹거리를 찾기보다 내실을 다지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반덤핑 관세 등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는 투자보다 사업재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특히 최근 철강업계에 대한 컨설팅 보고서가 나오면서 공급과잉인 후판의 생산을 감축하고 강관 사업에 대한 재편이 수면위로 올라 추가적인 투자보다는 제품 경쟁력 향상, 영업력 향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 해운업계도 큰 프로젝트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보다 고정비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심화 되는 가운데 경쟁력 향상을 위해 경제활성화 법안 등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국정감사와 맞물리며 재계는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