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혼외 자식들의 반란 사건

“이제부터 아버지를 아버지라 당당히 부르겠습니다”

2010-07-13     황동진 기자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재계 비운의 황태자로 불리는 삼성가 장남이 최근 ‘양육비청구소송’을 당해 그 배경에 세간의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이는 영화배우 출신 박모(69)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삼성가 장남과 동거에서 낳은 아들을 홀로 키우면서 들어간 양육비를 달라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이번 소송을 두고서 재계 일각에서는 단순한 청구소송 사건이 아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삼성가의 재산 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시각이다.


삼성가 장남 이맹희씨, 4억8천만원 양육비청구소송 당해
美 마약운반여성, ‘삼성전자 창업주 손녀’ 진술 파문

최근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79)씨를 상대로 ‘양육비청구소송’을 제기한 영화배우 출신 박모(69)씨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먼저 피고 이맹희씨는 현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친부이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친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그가 삼성가의 장남이면서도 ‘삼성그룹’을 물려받지 못한 이유가 그의 자유분방한 성격 때문이라는 등 온갖 설들이 난무한 데, 일각에서는 그를 ‘재계 풍운아’ 혹은 ‘비운의 황태자’로 칭하기도 한다.

이런 별호답게 현재 팔순을 바라보고 있는 이씨는 몇 년 전 동남아 지역 어느 곳에서 머물고 있다는 소문이 잠시 잠깐 돌았을 뿐, 지금까지도 그의 거취를 아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유자적한 삶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신의 자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삼성가 비운의 황태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박씨의 정체는 대체 뭘까.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따르면 박씨는 최근 이씨를 상대로 양육비청구소송을 냈으며, 청구 금액은 4억8천여만원이다. 박씨는 소장에서 “아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친부인 이맹희씨가 양육비를 주지 않아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박씨는 2006년 친자확인소송 끝에 이맹희씨의 아들로 판명난 이재휘(48)씨의 친모이다. 그런데 박씨가 이재휘씨의 친모라는 사실 외에도 그가 영화배우 출신이라는 이력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종합해보면 박씨는 60년대 국내 영화계를 주름잡았던 영화배우 출신 강모씨(예명)가 유력하다. 대표 출연작으로 ‘황진이’가 있다. 또한 박씨는 그 당시로서는 극히 드물게 해외 유학을 했을 정도로 인텔리 여성이었다. 박씨는 황진이란 영화 촬영 당시에 이맹희씨를 만난 것으로 추측된다. 박씨는 이맹희씨와 61년부터 63년까지 3년 동안 동거생활을 해왔고, 63년도에 아들 이재휘씨를 낳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박씨가 어떻게 이맹희씨를 만났는지 등 둘이 만나고 헤어진 과정에서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여하튼 재계 일각에서는 박씨와 이맹희씨의 연애사는 둘째치더라도 현재 칠순을 바라보고 있는 박씨가 팔순의 이맹희씨를 상대로 이번 양육비청구소송을 제기한 데에는 숨겨진 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삼성가 혼외 자식들의 반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사실 반란이라고까지는 뭣하지만, 과거 음지(?)에서 살아오던 재벌가 서자들과는 달리 삼성가의 서자들이 최근 속속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일각의 시각에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이번 양육비청구소송을 제기한 박모씨의 경우도 소송의 본질은 박씨 본인을 위해서라기보다 아들을 위해서 벌인 소송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을 시작으로 재휘씨가 본격적인 상속권을 주장하려나서는 것이 아닌가하는 시각이다. 

“난 삼성전자의 상속인”

삼성가 혼외 자식의 반란 사건(?)은 이뿐만 아니다. 앞서 삼성가를 비롯한 온 재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 미국에서 230kg에 달하는 마리화나 등 마약류를 전세기편으로 운반하다 공항에서 검거된 리제트 리(Lisette Lee‧28)라는 여성이 자신을 ‘삼성 창업주의 손녀’이자 ‘삼성전자의 상속인’이라고 말해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미국 주요 언론들 또한 이 사건을 대서특필했다. 때문에 삼성 측은 이례적으로 영문으로 된 공식 해명 자료를 발표하기까지 했다. 삼성 측은 “일부 매체의 보도와 달리 리제트 리는 삼성전자의 상속녀가 아니며, 삼성 이씨 가족의 일원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삼성의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의 눈길을 쉽게 거두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대 후반의 리제트 리가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비버리힐스에 살면서 전세기를 사용하고, 개인비서와 2명의 보디가드를 데리고 다니는 재력이 어디서 나왔겠느냐는 것이다. 또 무엇보다 삼성가 특유의 이목구비를 그녀 역시 닮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삼성이 일축한 그녀의 주장을 그냥 흘려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숨겨진 삼성가의 가계를 찾아내는 데 혈안이 돼 있다. 나아가 이번 리제트 리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삼성가에 적잖은 소용돌이가 일지 않을까하는 조심스런 추측을 하기도 한다.이유는 그녀가 삼성전자의 상속인이라고 말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