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메이커’, 세운상가에서 예술가와 손잡아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한때 탱크도 만들어 낸다던 세운상가. 제3의 산업혁명이라 불리는<메이커 운동>이 서울문화재단을 만나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인 메이커(Maker)들의 제작방법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한편,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룩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서울문화재단은 세운상가에서 메이커, 예술가, 서울시민의 다양한 상상력을 모은<2015상상력발전소 : 다시 만나는 세운상가>를 선보였고 1980년대 이후 대중들에게 잊힌 세운상가의 기억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은 세운상가 장인의 기술과 예술가의 상상력을 융합한 프로젝트 <2016 서울상상력발전소: 세운상가 그리고 메이커스>를 오는 10월 7일 부터 30일 까지 종로 세운상가 5층 실내광장에서 다시 개최한다.
이 프로젝트는 제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을 도입해 기획됐다.
매 주말 열리는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는 △DIY 악기 만들기(유상준) △아날로그 TV의 변신: 오디오 비주얼라이저(이정성, 전유진) △반응형 네온사인 조명 만들기(서영배) △라즈조이박스 ver 1.5(산딸기마을) 등 4개의 워크숍이 마련됐다.
<2016 서울상상력발전소> 오프닝 행사로는 쇼케이스, 메이커 프레젠테이션, 세운뮤직마켓, 축하공연이 진행되며, 부대 프로그램으로는 △3분체험 키트만들기(향앤미과학, 홍인전자) △세운수리실 with 수리수리 협동조합 △빈티지 워크맨 판매(광진전자) △턴테이블 바늘의 모든 것(서울남전자) 등이 준비됐다.
재단은 4주에 걸쳐 진행되는 시민참여 워크숍 4가지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교류 프로그램 ‘메이커스 플랫폼’을 운영하며 세운상가에서 일하는 장인 8명과 예술가 4명이 만나 총 12회의 기술교류를 가졌다. ‘
DIY 악기 만들기’(8일~9일 오후 1시~4시)는 디지털 악기 제작에 관심이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아두이노를 활용해 악기를 제작한다.
‘아날로그 TV의 변신’(15일~16일 오후 1시~6시)는 아날로그TV 해킹에 관심이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아날로그TV 해부실습을, 회로 보드제작에 관심이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마이크로 컨트롤러 칩을 이용한 오디오 비주얼라이저 보드 제작을 진행한다.
‘반응형 네온사인 조명 만들기’(22일~23일 오후 1시~5시)는 엘-와이어(EL-wire) 컨트롤 모듈을 직접 제작해 반응형 조명 장치를 만드는 시간이다.
‘라즈조이박스 ver 1.5’(29일~30일 오후 1시~5시 30분)는 아케이드 게임기 제작에 관심이 있는 가족 혹은 개인이 라즈베리파이를 이용해 오락실에서 볼 수 있던 2인용 아케이드 오락기를 직접 제작하는 워크숍이다.
이번 워크숍은 단순한 강사초빙 형식에서 벗어나 장인들이 가진 예술성을 발굴하는 과정을 사전에 진행한 것이 특징으로, 자세한 과정은 오프닝 ‘쇼케이스’에서 공개된다. 행사기간 동안 30년 이상 세운상가를 지켜온 차광수(차산전력)의 기계부품, 전자기판, 모터, 바퀴 등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작품도 설치될 예정이다.
콜렉터 참여, 소장품 전시와 함께 판매 진행
7일 오후 4시부터 9일 까지 운영되는 ‘세운뮤직마켓’은 △‘영레코드’ 복원 운영 △세운상가 키드 8명(팀)의 LP 콜렉터 마켓 △세운상가 청음실 등으로 구성됐다. 종로좌판, 동양표준음향사, 알루엣, 핑크판스, 김영훈, 볼빨간과 돌코, 송명하(와 편집증들), 신윤철(서울전자음악단 기타리스트) 등 8명의 콜렉터들이 참여해 소장품 전시와 함께 판매를 진행한다.
현장에서 구입한 LP는 세운상가 시장 상인회가 운영하는 세운상가 오디오 청음실(세운상가 1층 다열 128~9호/고전오디오, 124~4호/반도전자)에서 고품질의 장비를 이용해 바로 들어볼 수 있다.
오는 7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세운상가 5층 실내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DIY악기 만들기’ 워크숍 협업과정 발표와 ‘아날로그 TV를 활용한 오디오 비주얼라이저’ 퍼포먼스, 그리고 윤덕원(브로콜리너마저 보컬, 베이스)의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서울문화재단 주철환 대표이사는 “한때 탱크도 만든다는 말처럼 못 만들 것이 없던 제작문화의 중심이던 세운상가가 침체된 것에 착안해 예술가의 상상력과 장인의 기술이 다시 만나는‘메이커 운동’을 본격화했다”라며, “지난해 <서울상상력발전소> 프로젝트가 그동안 잊힌 세운상가의 기억을 불러왔다면, 올해는 장인의 기술과 메이커운동을 결합해 개방형 창작문화의 거점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