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이 지켜온 문화유산, 문화재청과 함께 지킨다

2017-10-07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은 간송 전형필 선생의 탄생 110주년을 맞아, 간송의 각별한 애정과 열정으로 수집된 간송재단 소장 문화재의 효율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해 상호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위해 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이사장 전성우, 이하 간송재단)은 7일 오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문화재 보존․관리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먼저 간송재단 소장품의 문화재 지정이 추진될 예정이다.이정의 <삼청첩>, 정선의 <경교명승첩>, 신윤복의 <미인도>를 비롯해 역사적ㆍ예술적 가치가 탁월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조사를 시작한다.
특히, 미술사 기반의 인문학적 조사와 함께 자연과학적 조사를 병행함으로써 해당 작품의 제작기법ㆍ주요특성ㆍ보존상태 등을 확인해 최적의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또한, 이번 조사를 통해 보물로 지정되는 문화재는 특별전시, 학술심포지엄을 통하여 국민 누구나 높은 수준의 문화재를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간송재단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진행해 온 소장품 연구ㆍ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2013년 간송미술문화재단이라는 공익재단을 설립한 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여러 공간에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문화재청은 간송재단의 이러한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소장품 연구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일반인 대상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간송 전형필(澗松 全鎣弼, 1906~1962) 선생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어려움 속에서도 민족 문화유산을 수집․보존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을 지켜내고 후대에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운 선각자였다.
그 중에서도 국보 제70호 훈민정음과 관련된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조선어 교육 금지령 등 민족 문화 말살 정책이 자행되던 시절, 선생은 천원을 부르는 거간꾼에게 당시 집 열채 값이었던 만원을 더 얹어 주고 훈민정음을 구입했다.또한,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훈민정음을 가슴에 품고 피난을 갔다고 전한다. 선생이 아니었으면 위대한 문자인 한글의 상형원리, 제자원리 등 한글의 핵심적 가치와 의미를 아직도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을지 모른다.문화재청과 간송미술관은 다사다난했던 근현대를 살아가면서도 우리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지키는 데 헌신한 간송 전형필 선생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미래 세대에 온전하게 전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사진출처=문화재청,간송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