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우당은 사람의 몸에 비하면 중환자"
열우당 침몰 '시간문제' 위기 인식
2007-09-18 최봉석 기자
◆ ‘지지도 낮은 6가지 원인’ 발언 배경 = 열린우리당은 지난 5?31 지방선거와 7?26 재.보선 선거에서 잇따라 참패한 고통스런 경험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침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런 까닭에 하루빨리 당을 수습하고 안정화를 찾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의석 142석의 열린우리당은 제1당이면서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에 동반책임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의 지지도가 10% 중반대에 머물면서 국정의 수레바퀴가 삐걱거리고 민생법안의 처리가 막혀있다. 큰 틀에서는 현재와 같은 낮은 지지율이 계속되고 국민들의 반여(反與) 정서가 더욱 확산될 경우 내년 대선승리는 애시당초 불가능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내포돼 있다. 이목희 의원은 “올 연말 내년초까지는 지지율을 10% 정도는 끌어올려야 대선승리를 향한 전략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이 안되는 6가지’ 이유 고백 = ‘개혁의 과정이 투박’ ‘능력과 노력 부족’ ‘오만함과 조급함에 빠져’ ‘일부인사들의 오만과 독선’…. 열린우리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이목희 위원은 당의 지지도가 낮은 이유를 이렇게 내다봤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 우리당은 중환자”라며 “어디부터 치료해야 할지 갑갑하다”고 말했다. 최악의 지지도에 대한 원인을 하나씩 설명하면서 자기반성을 ‘고통스럽게’ 내뱉은 형국이다.이 위원장은 지난 5?31 지방선거의 결과에 대해 ‘충격’과 ‘공포’라는 단어를 썼다. ‘공황에 가까운 심경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국회의원이나 당직자들은 동네 돌아다니가 민망스럽다”고 열린우리당의 현 위치를 고백했다.그는 우리당의 지지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 첫째로 “개혁의 과정이 투박했고 개혁의 선후경중을 조절하는 데에도 서툴렀다”고 밝혔다. 어렵게 이뤄낸 개혁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홍보하는 것이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둘째로 그는 ‘능력’과 ‘노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국민들의 눈에는 ‘똑 부러지게’ 이뤄낸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면서 “이 때문에 국민(계층)의 지지가 멀어져 갔다”고 말했다. 셋째로 이 의원은 전국정당의 꿈에 조급해 사려가 부족하고 비현실적인 시도가 감행돼 지역주의 극복에 실패한 점도 지지도가 낮은 이유라고 설명했다.당.정.청이 ‘조용하고 질서있는’ 토론과 협의를 통해 국정현안을 해결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당?정?청 간의 일치와 조화가 없었던 이유도 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한 이유라고 평가했다.일부 인사들의 오만과 독선, 튀는 언행에는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런 행태가 국민에게는 국민을 무시하는 ‘되먹지 못한 집안’으로 보였을 것”이라며 “결국 국민의 ‘기대’는 ‘실망’으로 변했다”고 꼬집었다.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 내에 리더십을 인정받는 지도자를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우리당으로부터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감각, 대중적 호소력을 겸비한 지도자가 존재해야 국민적 인정, 난마처럼 얽히고 설킨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데 그런 지도자가 열린우리당에 없다는 것이다.◆ 당원들은 지도부 책임론 주장 = 이 의원은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올 연말 내년초까지는 지지율을 10% 정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중도개혁주의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목희 의원은 또 “자신을 양보하고 헌신해야할 것”이라며 “지지도가 낮은 대통령을 공격하거나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 자신과 당의 지지가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처럼 어리석은 짓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도개혁주의에 공감하는 모든 세력을 결집하면 대선승리도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의원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대선 후보 선출방식에 대한 토론회’에서 당의 이 같은 어려움을 호소한 뒤 ▲모든 후보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열린 형태 경선 ▲국민적 참여열기를 촉발시킬 수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하지만 중앙당 의원들과 달리, 지역 당원들은 지도부의 이 같은 생각을 비판하고, 당의 ‘비전과 진로’에 대해 ‘엇박자’를 그리고 있어 주목된다.한미 FTA나 작전권 환수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분명한 당론을 정하지 못한 지도부를 무기력증에 빠져있다고 비판하거나, 혹은 당론과 다른 ‘소신’을 밝혔으며, 나아가 5?3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까지 제기하고 나선 것.중도개혁세력의 대연합과 통합,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 수립 등을 통해 지지율을 높이려는 열린우리당이 지난 2002년 환희에 2007년에도 기적을 만들어갈지 주목된다.최봉석 기자 bstaiji@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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