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입주조건 대수술, 입주촉진만이 살길
건설업계에 분양가 할인, 잔금유예, 이자대납 등, Total 입주마케팅 등장
[매일일보비즈] 거래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 입주적체 등, 주택시장에 냉기가 돌면서 분양에 못지않게 입주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주택가격회복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안심리가 여전한데다, 하반기엔 전국적으로 16만 가구 이상 입주하면서 일부지역에서는 미입주나 미계약 현상으로 고전하는 곳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분양률 개선을 위해 계약금 비중을 축소시켜왔던 건설사로서는 입주지연으로 인한 잔금납입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곧바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입주지원서비스를 통한 입주 독려를 치밀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일단, 신규 입주의 개시나 입주지정기일의 종료를 앞둔 사업장은 잔금납입 기일을 늘려주거나, 잔금에 대한 금융비용을 입주 후 일정기간동안 지원해주는 사업장이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는 거래량이 평년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 기존 보유주택이 처분되지 않아 새 아파트의 입주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세대에 대한 배려라고 볼 수 있다.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고양시 식사동 ‘위시티자이’는 1,2,4단지 전 계약세대를 대상으로 총 분양대금의 60%에 대한 이자를 1년간 대납하고, 초대형 단지임을 감안해 25인승 마을버스 10대를 10분 간격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운영비를 보조할 계획이다. 인근 가좌동 ‘가좌 꿈에그린’도 신규계약세대에 한해 중도금 대출이자를 1년간 대납해 주고, 잔금 35%에 대해서는 무이자로 2~3년간 납부유예 기간을 주고 있다.
올해 1만 가구이상 입주가 몰린 용인시 일대에선 잔금 일부와 이자에 대한 납부유예를 실시중이다. 성복동 ‘힐스테이트 2~3차’ 단지는 잔금 20%의 원금과 대출이자의 납부일을 입주 후 1년 뒤로 연장해 주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남양주시 도농동에서 미분양 적체로 고전하던 부영건설은 잔여가구에 대한 전세계약과 할부분양을 실시 중이다. ‘부영애시앙’은 신규 계약자에 한해 입주 후 2년 동안 무이자로 분양가의 60~65% 분양대금을 나누어 치를 수 있는 할부분양을 실시중이다.
지방은 조금 더 파격적인 입주촉진안으로 입주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작년 2월 이미 입주가 시작된 경북 구미시 광평동 ‘광평 푸르지오 1~2차’는 신규 계약하는 일부세대 중 입주 시 잔금을 완납하는 세대에 한해 분양가 50%에 대한 7년간 이자 만큼을 계산해 분양가에서 할인해 주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입주마케팅은 이제까지 업체들이 했던 입주자 사전점검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입주예정자의 성향파악에서부터 생활·중개·법률·세무·금융서비스 등, 입주민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지원하는 토털마케팅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미입주와 미계약이 동시에 발생한 사업장의 경우 잔금유예나, 금융비 지원 등의 적극적인 입주서비스의 범주에 기존계약자를 소외시키고 신규계약자에 한정하는 경우도 있으니, 현명한 소비자라면 입주마케팅의 다양한 혜택을 보다 꼼꼼히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