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상환 손실에 ‘이색 ELS’ 투자몰이

대만·유럽은행주·FTSE차이나A50 등 기초지수 다변화

2016-10-16     김현정 기자
[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연초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급락에 이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투자 손실을 우려하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늘자, 증권업계에서는 이색 ELS를 속속 내놓으며 인기몰이에 나섰다.기초자산 3개인 ELS가 보편화된 것은 물론, 대만 증시나 중국 유망종목, 유럽 은행주 약세에 따라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유럽인버스, 독일 증시 등으로 기초자산이 다변화되고 있다.1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탈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7월15일부터 8월14일까지 한 달간 대만 가권지수를 3개 기초자산 중 하나로 삼은 공모 ELS 2종이 총 6억원 규모로 발행됐다.최근 한국거래소와 대만거래소가 지수와 상품을 공동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대만 증시에 투자하는 ELS도 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독일 닥스지수를 기초자산에 포함하는 기초자산 3개 ELS도 줄줄이 발행됐다.7~8월에 공모 4종(4억5000만원), 8~9월(8월15일~9월14일)에 공모 13종(56억5000만원), 9~10월(9월15일~10일14일)에 공모 7종(41억6000만원) 발행됐다.유럽 은행주들이 도이체방크 사태 등으로 기록적인 급락 사태를 보이자 유럽 은행주를 추종하는 유로스톡스뱅크스(Euro Stoxx Banks)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담은 사모 방식 ELS도 8~9월에 공모 1종(10억9000만원), 사모 5종(80억5000만원)이 발행됐다. 이후 9~10월엔 규모가 더 확대돼 사모 10종(110억8000만원)이 판매됐다.유럽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하락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유로스톡스50지수를 포함한 ELS도 7~8월에 공모 1종(32억2000만원), 9~10월에 공모 1종(53억7000만원) 판매됐다.중국 주식을 담은 ELS 기초자산 구성에서 연초 급락으로 인한 손실 사태를 빚은 홍콩H지수 대신 홍콩항셍지수(HSI)를 포함하는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이에 더해 중국 유망종목들을 선별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중국본토 A주 중에서 대표 50종목에 투자하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차이나 A50(FTSE CHINA A50)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도 7~8월에 공모 1종(9억1000만원), 8~9월에 38억원 규모로 총 7종(공모 1종, 사모 6종), 9~10월에 8억7000만원 규모로 사모 2종이 발행됐다.반면 미국 주식 투자는 변동성이 작은 주식에 골라 투자하는 S&P500 저변동성 타켓베타지수(S&P 500 Low Volatility Target Beta Index·SPXLTBUP)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ELS가 최근 한 달간 집중적으로 발행됐다.해당 ELS는 9~10월에 사모 6종, 96억6000억원 규모로 판매됐다.특히 9~10월 들어서는 3개 기초자산 중 1개 정도가 아니라 국내지수를 유럽은행주, 미국 저변동성지수와 묶는 식으로 2개를 다변화한 ELS도 나타났다.ELS는 예금 금리가 1%대에 머무는 초저금리 상황에서 상대적인 중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꾸준한 수요가 몰린다.그러나 연초 홍콩H지수 폭락으로 상당수 ELS가 원금손실 구간에 접어들면서 상반기 조기상환액(ELB 포함)은 작년(32조2134억원)의 3분의1 수준인 8조3212억원에 머물렀다.이에 증권사들은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초자산 3개인 ELS와 함께 하락장에서 조기상환이 어렵더라도 중도에 상환될 수 있는 조건을 추가한 리자드형, 기초자산 가격이 떨어져 원금손실 위기에 처했을 때 방어 역할을 하는 조건을 설정한 세이프티가드형, 손실가능 구간에 진입하면 해당일 종가를 최초 기준가격으로 재설정하는 뉴스타트형 등의 ELS를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증권업계 관계자는 “안정성을 높였다고는 하지만 ELS 자체가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