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SK뷰 보상금 분쟁 막전막후

SK 건설VS롯데 주민 '담벼락 분쟁' 진실게임

2006-09-22     권민경 기자

롯데 주민들 "일부 아닌 전체 주민에게 피해 보상해야"

-SK 건설 "1개동 제외하고 민원 없다가 이제와 딴소리>

[매일일보닷컴= 권민경 기자] "사랑은 SK뷰를 타고 온다" 더니 말썽도 함께 타고 왔나보다.

SK 건설이 야심차게 추진한 서울시 구로구 SK뷰.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 아파텔인 구로 SK뷰는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 인접해있고 애경백화점, 롯데마트 등 편의시설 또한 갖추고 있어 분양 당시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구로 SK뷰는 1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마주하고 있는 롯데아파트 입주민들과 소음, 분진 피해보상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SK뷰 신축 공사로 인해 그동안 소음과 분진 피해를 겪어왔는데도 SK 건설이 보상에 미온적 태도로 일관해 왔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부녀회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에 따르면 SK 건설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들은 전혀 모르는 대책위원장과 보상에 관한 협의를 끝냈다는 것. 이에 대해 SK 건설은 애초 소음, 분진으로 인한 민원을 제기한 것은 101동 주민들뿐이었고, 그들이 대표로 뽑은 대책위원장과 협의를 한 것이라고 대응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SK 건설이 협의를 했다는 사람은 주민 대표도 아니고, 피해 보상 또한 1개 동만이 아닌 전체 세대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보상을 둘러싼 SK건설과 롯데아파트 주민들간의 분쟁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롯데 주민들 "SK, 입주민에 사람 심어 넣었나" 의혹소음, 분진 피해와 관련 SK 건설의 보상 처리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롯데아파트 부녀회의 이모씨(여)는 "101동 대책위원장이라는 사람과 보상 논의를 했다는데, 도대체 주민들이 선출한 적도 없고, 선출된지도 몰랐던 사람이 어떻게 주민을 대표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는 이어 "SK 건설 같은 대기업이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일 처리를 하는 것이 어이가 없을 뿐"이라며 "의도가 의심스럽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SK 건설은 지난 2004년 11월 소음, 분진 보상을 놓고 롯데아파트 주민들과 수 차례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다 최근 전체 11개동(718세대) 중 구로 SK뷰와 인접한 101동(72세대) 에만 총 6천4백만원의 보상금을 주기로 결정하고 보상에 관한 것은 101동 대표라는 대책위원장 백모씨(여)에게 위임한 것.그러나 다른 주민들은 백씨가 대책위원장으로 뽑혔다는 사실도, 그가 SK 건설과 피해 보상에 대해 협의를 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합의 과정에서 SK건설 측과 대책위원장 백씨간에 이면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어느 날 갑자기 대책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SK와 협의를 하고 보상금을 받았다는데, 이건 SK 측에서 만들어 심은 사람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더욱이 주민들은 SK 건설이 합의과정에서 사문서를 위조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SK 건설이 전체가 아닌 1개 동 대표인 백씨와 보상 합의하면서 그 내용에는 마치 전체 세대를 대상으로 한 보상인 것처럼 꾸몄다는 얘기. 대책위원장 "모른 척 하다 보상금 나오니 억지 주장" 그러나 이와 관련해 문제의 당사자인 101동 대표 백씨의 이야기는 전혀 달랐다.

즉 이것이 부녀회를 중심으로 한 일부 주민들의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 백씨의 설명이다.

백씨는 "지난 2004년 SK 뷰와 가장 인접해있는 101동에서 처음  민원을 제기했을 때 부녀회장을 비롯한 다른 동의 주민들은 SK 뷰가 들어오면 집 값이 오른다며 민원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고 말했다. 이어 "101동에서 대책위원을 구성하고 다른 동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시끄럽게 하지 말라는 얘기만 들었다" 면서 "그러다가 보상금이 나오니 이제 와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며 보상금 운운하는 것이다" 고 불쾌감을 드러냈다.특히 백씨는 "일부 주민들은 자신이 SK 건설과 이면합의를 했고, 보상금 협의 과정에서 담당자와 불미스러운 관계까지 갖기도 했다는 등 음해성 말들을 흘리고 다닌다"며 억울해했다. 또 "현재 근거 없는 사실을 유포하고 다니는 일부 사람들에 대해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SK 건설 "정상적 절차 거쳐 보상, 문제될 것 없어"한편 SK 건설 측 얘기 역시 백씨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보상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SK 건설의 한 관계자는 "피해보상이라는 것은 피해를 본 당사자들이 민원을 제기하면 이들과 회사측이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 이라며 "그러나 처음부터 101동을 제외한 롯데아파트 주민 누구도 소음, 분진에 대해 피해 보상을 요구해온 적이 없다" 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SK 건설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보상할 것을 다 했는데도 이제 와서 사문서 위조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까지 들먹이고 있다" 고 반박했다.

즉 주민들은 SK 건설이 자신들도 모르는 대책위원장과 맺은 합의서에 마치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처럼 명시해 놓았다며 사문서 위조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

이 관계자는 "합의서에는 엄연히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라고 명시돼 있다" 며 "이는 민원을 제기하고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던 101동 주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 애초부터 전체 세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전히 101동을 제외한 롯데아파트 주민들은 1개 동이 아닌 전체 세대를 대상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라며 강경한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어 피해보상을 둘러싼 구로 SK 뷰 일대의 잡음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kyoung@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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