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세력’이 움직인다

국참, 노사모, 참정연 움직임 슬슬…내년 2월 전당대회 때 공식 활동 가능성

2006-09-25     최봉석 기자

[매일일보닷컴=최봉석 기자] “친노세력이 다시 움직인다.”

여의도에 친노세력의 근황이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뒤 친노세력들은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각개전투를 뛰며 노 대통령의 일거일동에 대해 조용히 지원사격을 해왔다. 이들은 2002년 대선당시 희망돼지 저금통의 주역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대선 당시 서울지역 노사모가 희망돼지 저금통 모금활동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직후 흩어지면서 사실상 직접개입은 금지한 채 국내 정치와 담을 쌓고 살아왔다.친노세력은 크게 ▲‘국민참여 1219’(이하 국참)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노사모)’ ▲‘참여정치실천연대’(이하 참정연) ▲‘정치웹진 ‘노하우21’로 분류된다.언제든지 ‘재결집’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였던 이들은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이 온갖 정치적인 공세에 시달림을 당해도 각자의 영역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조용한 지지를 보내줬을 뿐 공식적인 활동을 자제해왔다.그런데 친노세력이 요즘 다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친노세력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기 때문이다.가장 눈에 띄는 곳은 前 노사모 회장이자 영화배우인 명계남씨가 참여하고 있는 ‘국민참여(국참) 1219’다. 열린우리당 당원과 일반 국민의 참여가 가능한 ‘국참 1219’는 넓은 의미의 ‘노사모’로 이달 초 국회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모 빌딩의 2층에 사무실을 개설했다.명씨는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친노직계 그룹인 의정연 소속의 서갑원 의원과 동행하는 것이 정치권에 목격됐는데 이를 두고 ‘친노그룹이 재결집하는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국참 1219’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주장한다. 노 대통령은 지난 달 노사모 초기 핵심 멤버들을 청와대로 불러 점심을 같이 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국참 소속이다.

발걸음 분주해지는 친노집단

노 대통령의 팬클럽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 ‘노사모’는 이달 말 제9기 선거를 통해 대표일꾼을 선출하고 곧바로 조직을 재정비해 새로운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노사모측은 지난 6월과 지난 달 27일 이미 청와대를 잇따라 방문해 노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다. 국참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정치활동의 빈도가 낮았던 노사모가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들어 부쩍 언론의 노출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유시민, 김두관 등 친노 정치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참정연’은 최근 제2기 지도부를 선출하며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정치웹진 ‘노하우21’ 또한 최근 법인화를 위해 주주총회를 열었다.친노세력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정치권에서는 이들의 최근 움직임을 내년 대선에서 열린우리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재집결쯤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 박영규 수석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노사모와 국참을 보병부대로 삼아, 재집권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한 재집권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재집권 실패에 대비해 친노세력을 중심으로 ‘제2의 노무현신화 창조’에 나섰다는 것이다.

물론 친노세력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손사래를 친다.국참 관계자는 (명계남씨의 행보와 관련해서는) “가끔 지인을 만나러 국회에 들렀던 만큼 큰 의미를 부여할 일은 아니다”는 반응이다. 참정연측도 친노세력의 재집결을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고, 노혜경 노사모 대표는 노사모의 순수성을 강조하고 있다.하지만 여태껏 흩어져있던 친노세력이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을 정비하고 새로운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것에 대한 관심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그렇다면 친노세력은 언제쯤 정치판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일 것인가.

열린우리당 정권 재창출 목표

현실적으로는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정개개편 작업의 현실적인 출발점으로 본다면, 친노세력이 서둘러 당내 여론과 명분을 선점하기 위한 물밑활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점쳐지고 있다. 전당대회 때 지도부에 출마한 사람들이 공약으로 대선후보 선출 시기를 제시하면 ‘당원’들이 선택하는 등 친노세력의 영향력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실제 국참의 경우 우리당 전당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대의원 9000여명 가운데 1300여명을 확보하고 있다. 당 대선 후보 선출과정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높다는 뜻이다.

bstaiji@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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