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노조, 어윤대 가처분 취하…화해무드?

2011-07-20     매일일보
[매일일보비즈]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19일 긴급회의를 통해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노조의 이 같은 결정은 취임 후 어 회장이 보여준 태도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어 회장은 이날 오전 유강현 국민은행 노조위원장과 여의도 사무실에서 20분간 독대한 자리에서 국내외 신인도 등을 고려해 가처분 신청을 취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KB금융의 체질이 강화될 때까지 M&A나 강제적 인력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어 회장은 14일 노조를 깜짝 방문해 2시간 가량 노조 간부들과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당초 "노조와 타협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던 것과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어 회장이 이 처럼 적극적인 태도로 돌아서자 노조 역시 전략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어 회장이 위원장과의 독대에서 최근 만들어진 그룹변화혁신 실무작업반(TF)에 노조 측 인사를 포함시키는 방안과 함께, 노사 화합 차원의 워크숍을 개최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며 "어 회장이 노조를 대화 상대자로 인식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노조 내부적으로도 전략 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다음날(20일) 외국 공시를 앞두고 있는데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이 그룹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는 데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실익이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