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채무비율 동일조건 시 선진국 보다↑
OECD기준 정부부채 GDP 比 44.8%
국가채무 증가율 OECD국가 중 7위
2017-10-26 전근홍 기자
[매일일보 전근홍 기자]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편에 속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과 인구 고령화 비율 등을 동일한 조건에 놓고 분석했을 때 선진국에 비해 높다는 지적이 있다.특히 2010년대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국가부채 위기를 경험했던 남유럽 국가들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나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절실한 노력이 요구된다.26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일반 정부부채(D2)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4.8%로 집계됐다.이는 OECD 평균(115.5%)은 물론 일본(230%), 프랑스(120.8%), 영국(112.8%), 미국(113.6%), 독일(78.7%) 등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그러나 이들 국가와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면 결과는 다르다.한국은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7000달러에 달했다.같은 기간 주요 선진국들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독일 45.5%, 영국 53.4%, 일본 64.6%, 프랑스 66.6%, 미국 71.2% 등으로 우리나라와의 격차는 크지 않은 편이다.통상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 복지지출이 급격히 증가한다.이에 따라 인구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에 도달하는 시점(고령사회)의 국가채무비율을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40.9%(2018년 전망)로 프랑스(1979년·32.6%), 독일(1972년·36.8%)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영국(1976년·50.5%), 일본(1994년·80.1%) 등도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높지 않다.최근 국가채무 증가율을 보면 2010∼2015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국가채무 증가율은 11.5%로 OECD 35개국 중 7번째였다.예산정책처는 “포르투갈(9.2%), 스페인(7.2%), 그리스(5.5%), 이탈리아(3.5%) 등 국가부채 위기를 경험했던 남유럽 국가보다 빠른 속도인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우리 재정당국 역시 이 같은 국가채무 증가속도에 우려를 표한다.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재정여건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은 사실이지만 채무 증가율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송 차관은 “재정은 한 번 쓰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다. 일본의 예를 봐도 7년 정도 사이에 국가채무비율이 40%에서 90%로 수직으로 상승했다”며 “재정당국은 경기 활성화를 뒷받침하면서도 재정건전성을 지켜야 하는 양쪽을 다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