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강세근 기자] "촬영지 여행 갈래? 나랑 사귈래?"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 올해는 대중에게 주목 받으며 큰 인기를 모은 영화와 드라마가 유난히 많았다. "~하시지 말입니다"를 유행시키며 신드롬까지 생겨난 '태양의 후예', 사극에 현대적 로맨스를 더한 '구르미 그린 달빛' 등, 그런데 그 촬영지가 대부분 경기도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 가을이 가기 전 경기도의 영화드라마 촬영지를 찾아 그 여운을 음미해 보고, 느끼한 대사 한마디쯤 외워서 싱겁게 써먹어도 좋겠다. '화성행궁 & 월화원 & 굿모닝하우스'
개혁군주 정조대왕의 효심이 빛나는 화성행궁. 요즈음에는 젊은 세자 이영의 인기가 뜨겁다. 사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시작하기 전부터 화성행궁이 이슈가 됐다. 이곳에서 찍은 티저영상 '붐바스틱'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기 때문인데, 최근 인기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남자 주인공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익살스러운 춤을 추는 모습이 숱한 여성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소문이다. 행궁의 '봉수당'이 드라마 속에서는 세자의 처소인 동궁전으로 사용되었고 이영이 춤을 추던 라온이를 찾아 헤매는 장면 등은 '장락당'에서 촬영했다. 그밖에 대장금, 이산, 해를 품은달, 광해 등 한류 대표 드라마와 영화들이 모두 화성행궁에서 촬영됐다. 중국 영남지역의 민간정원을 재현한 중국전통정원 '월화원'은 이국적인 분위기 덕에 많은 관람객이 찾는 곳으로 특히 코스프레 동호인들의 사진촬영 장소로 인기다. 최근에는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속 왕소와 해수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과 해수가 10황자 왕은의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는 신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수원에는 특별한 드라마 촬영지도 있다. 47년간 경기도지사 공관으로 쓰이다가 올해부터 도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굿모닝 하우스'. 누구나 머물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게스트하우스와 역사전시관, 카페 등을 갖추었다. 잔디광장에서는 도민들의 작은 결혼식장으로 애용되고 있으며 각종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연중 진행된다. 드라마 '딴따라'가 촬영되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파주의 우르크-태양의 후예 촬영지. '캠프그리브스&벽초지수목원'
캠프그리브스는 미군 2사단 보병대대가 50여 년간 주둔했던 곳이다. DMZ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Km 떨어진 곳으로 분단의 긴장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지금은 경기도, 파주시, 군 당국의 노력으로 평화안보 체험시설로 다시 태어났다. 캠프그리브스는 현대식으로 개선된 민통선 내 최초의 유스호스텔로 지리적, 역사적 특성을 살린 최적의 안보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이곳은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여러 번 등장한 촬영명소다. 극중 태백부대 본진 전경과 우르크공항 장면 등에서 자주 등장했으며 유시진 대위가 강모연을 구하러 가는 장면, 밤하늘을 배경으로 둘의 달콤한 대화장면이 모두 캠프그리브스의 장교숙소와 정비고에서 촬영됐다. 아직 드라마의 여운이 남았다면 캠프그리브스의 '태양의 후예'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먼저 군번줄을 만들어 목에 걸고, 우르크 태백부태의 군복을 입고 촬영지 곳곳을 누벼본다. 크로마키 기법을 활용해서 드라마 속 유시진과 애틋한 눈빛을 주고 받는 인생 기념사진을 남길 수도 있다. 돌아오는 길 인근의 벽초지수목원에 들러보는 것도 추천! 가을 수목원의 정취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유시진이 낚시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가평-그녀는 예뻤다, 리멤버 촬영지. '어거스트 청평&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
가평에는 드라마 촬영지 두 곳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다. 첫 번째는 청평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품은 ‘어거스트 청평’. 1960년대 미국을 연상시키는 클래식한 소품들과 현대적인 모던 디자인이 조화로운 럭셔리 펜션 단지다. 이곳의 'Lake Airstream 카라반' 앞 정원에서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남녀주인공이 오순도순 도시락을 먹으며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이 촬영되었다. 영화에서 봤음직한 둥근 모양의 카라반, 잘 가꿔진 분위기 있는 정원, 청평호의 가을풍경이 함께 방송을 타자마자 어거스트 청평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며 청평호 주변의 데이트 명소가 됐다. 다음은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 스위스의 작은 마을을 테마로 아름다운 건축물과 테마박물관으로 이루어진 에델바이스에서는 드라마 '리멤버 - 아들의 전쟁'의 동화 같은 마지막 장면이 촬영됐다. 드라마 종영과 함께 각 포털에 '스위스 마을'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남녀 주인공의 포옹장면이 연출된 카페 주변은 물론, 총 32동의 스위스 풍 건물 사이사이마다 연인들의 사연이 넘쳐난다.
포천의 비경-늑대소년, 괜찮아 사랑이야 촬영지. '비둘기낭폭포'
약 30만 년 전 북한의 평강군에 큰 화산 폭발이 있었다. 그때 흘러내린 용암이 현재의 포천, 연천, 파주까지 퍼지면서 넓은 용암지대가 형성되었다. 용암이 식으면서 기둥모양으로 굳어졌고 그 틈으로 강물이 흐르면서 깎여진 현무암지역에 절벽과 협곡이 만들어졌다. 현무암 협곡 속에 그림 같은 숨은 비경 비둘기낭폭포가 자리한다. 예전부터 하얀 비둘기들이 서식하여 ‘비둘기낭’으로 불렸다. 지금은 비둘기가 살지 않지만 워낙 빼어난 풍경으로 '늑대소년' ‘최종병기 활’ ‘대호’ 등 영화와 '선덕여왕’ ‘추노’ 등 인기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 특히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남녀 주인공들의 키스신이 방영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최근에는 조선건국과정에서 영웅들의 활약을 다룬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정도전의 비밀동굴 입구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비둘기낭 폭포에서 한탄강 쪽으로 약 400m 가량 주상절리와 협곡이 이어지는데, 폭포입구에서 약 100m 거리의 전망대에서는 깎아지른 협곡 사이에 포근한 비둘기낭의 모습과 굽이치는 한탄강 일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현무암 협곡과 비둘기낭은 천연기념물 537호로 지정되었으며 지난해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순수의 양주-딴따라 촬영지. '송암스페이스센터&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에는 올 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딴따라'의 촬영지 두 곳이 극중 여주인공처럼 순수한 모습으로 늦가을을 맞이한다. 먼저 계명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위치한 '송암스페이스센터' 천문대와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생생한 우주관측과 우주체험이 가능한 수준 높은 천문과학 체험 실습장이다. 그 중 멀게만 느껴졌던 우주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챌린저 러닝센터'와 돔 영상관 '플라네타리움' 을 갖춘 스페이스센터가 인상적이다. 천문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에서 보는 풍경이 일품이고 자연과 함께 잠들 수 있는 숙박시설 스타하우스를 운영한다. 이곳은 예쁜 여주인공이 친구들과 '주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측하던 장면이 촬영됐다. 다음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순수한 내면세계를 추구하며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 화백의 정신을 기리고 현대미술 발전에 이바지한 작품과 자료를 전시하고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양주시가 설립한 미술관이다. 이곳 전시실에서 남녀 주인공이 대화 장면들이, 미술관 앞뜰에서는 남자주인공이 사색에 잠기는 산책 장면들이 촬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