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최순실은 언론플레이 말고 수사를 받으라

2016-10-27     이상민 기자

[매일일보 이상민 기자] 대한민국이 한 여인으로 인해 시끌시끌하다.

최순실이라는 이름의 이 여인이 현 정부 들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호가호위한 것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은 경악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까도 까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양파 같은 이 여인의 존재에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처음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의혹이 불거질 때만 해도 청와대는 이를 터무니없는 악의적 정권 흔들기로 규정하고 정치적 프레임으로 맞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은 사실이 되었고 새로운 팩트가 속속 드러나면 현 정권이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최악의 스캔들’로 비화되고 말았다.

천문학적인 기금 모금과정과 기금의 용처 등 밝혀져야 할 부분도 많다. 그 돈을 개인 주머닛돈처럼 썼다는 의혹에 대한 진실도 밝혀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특혜입학 문제도 불거졌다.

딸과 독일에서 머물고 있는 그녀는 여러 채의 집과 더블루케이 등 17개의 회사를 갖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이 문제로 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사과문에서 박 대통령은 “대선과 취임 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순실의)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의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두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국민 사과가 있은지 불과 몇 시간만에 최 씨가 청와대 인사는 물론 대일·대북 등 민감한 외교사안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박 대통령의 해명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국정에 개입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결국 사과문에서 조차도 진실이 밝히지 않았다는 비난이 일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의 가장 큰 무기였던 청렴성에 결정적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버린 것이다.

대학가와 시민단체의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는 작금의 사태가 성난 민심을 대변하고 있다. 마치 1980년대를 방불케 한다. 취임 초기부터 소통의 부재를 지적받아온 박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할까 걱정부터 앞선다.

취임 후 단 한번도 30% 이하의 지지율을 보인 적이 없던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17.5%로 급락한 점이 이러한 민심의 변화를 웅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 씨가 독일 현지에서 한 매체와 인터뷰를 하며 억울하다는 반응과 함께 제기된 각종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PC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펼쳤다.

최순실은 특정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사태의 본질을 흐리지 말고 억울하고 사실이 아니라면 당당히 검찰과 특검의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자신과 딸의 심리 상태 등 건강 문제를 핑계로 당분간 귀국할 수 없다는 대목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현 정권의 조기 레임덕은 물론 정권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현 상황에서 현 정권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되고 있는 최 씨가 ‘단물만 뽑아 먹고 선긋기’를 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라도 최 씨를 귀국시켜야 한다.

국민들은 최순실을 대통령으로 뽑은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