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공개!

2016-10-28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제1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집행위원장 안성기)가 개막을 앞두고 프로그래머 추천작을 공개했다.올해는 총 121개국 5,327편의 작품이 출품, 치열한 심사 끝에 선정된 국제경쟁 31개국 46편, 국내경쟁 11편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더불어 <시네마 올드 앤 뉴>, <호주 단편 특별전: 과거와 현재를 만나다>, <오버하우젠 뮤비 프로그램>, <숏쇼츠필름페스티벌 & 아시아 컬렉션>으로 구성된 4개의 특별프로그램도 준비되어있다. 이중 '지세연 프로그래머'가 꼽은 각 섹션별 추천작을 소개한다.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세계 단편이 한 자리에! <국제경쟁>

26명의 가상 친구들 26 FRIENDS IN COMMON
France | 2015 | 22’ | Color | Fiction Dir. 데이빗 하멜 David HAMMEL
여기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알게 된 세 친구가 있다. 요즘의 다른 젊은이들처럼 그들도 초라한 자신의 현실을 잊기 위해 가상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을 SNS을 통해 뿌려댄다. 하지만 멋진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친구들도 결국 자신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컴퓨터 안 그들의 화려한 모습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소셜네트워크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

장거리 주자 LONG DISTANCE RUNNER
Germany | 2015 | 18’ 01” | Color | Documentary Dir. 주니엘 킴 Zuniel KIM
에티오피아에서 독일로 망명한 마라톤 선수 다니엘에 대한 다큐멘터리. 다니엘은 유망한 마라톤 선수였으나 독일 망명법에 따라 주거 지역을 벗어날 수도, 어떤 경기에서도 뛸 수가 없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매일매일 달리며 훈련을 멈추지 않는다. 이 다큐멘터리는 끝없이 이어진듯한 길을 따라 달리는 다니엘을 쫓아가며,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무리 험하고 어두운 길이라도 그 끝에는 밝은 빛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타임코드 TIMECODE
Spain | 2016 | 15‘ | Color | Fiction Dir. 후안호 히메네즈 Juanjo GIMÉNEZ
주차장 보안 요원 루나와 디에고는 매일 교대 시간에만 잠깐 마주치는 사이다. 루나는 낮 근무, 디에고는 밤근무를 서기 때문이다. 어느 날 루나는 주차장 CCTV를 통해 디에고의 색다른 모습을 보게 되고, 그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올해 칸영화제 공식 단편부문 수상작이기도 한 이 단편은 두 남녀가 아무런 대사 없이도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를 본 후에는 곳곳에 설치된 CCTV가 색다르게 보일 지도 모른다.

한국단편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국내경쟁>

헤어컷 HAIRCUT
Korea | 2016 | 5’55” | Color+B&W | Fiction Dir. 정서원 JUNG Seo-won
취업면접을 망친 한 남자가 기분 전환을 위해 미용실을 찾는다. 하지만 평범한 동네 미용실과는 다른 묘한 분위기에 주인공은 점점 초초해진다. 채 6분이 되지 않는 이 작품은 미용실이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를 쫓아가며 그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린다. 특히 캐릭터들의 조금은 과장된 연기와 클로즈업 장면들은 단편적인 매력을 돋보이게 만든다.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인 취업난의 이야기를 또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코미디 단편.

37m/s
Korea | 2016 | 14’47” | Color+B&W | Fiction Dir. 임혜영 LIM Hye-young
차가운 옥탑방, 한 여자가 누워있다. 전기가 끊기고, 물이 끊기고, 생활용품도 모두 떨어지기 시작한다. 감독은 우리 젊은이들의 현실을 이 주인공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그 바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작은 방안의 모든 것이 하나씩 끊겨져 가는 모습과 지금을 살고 있는 젊은 세대의 현실이 투영되면서, 우리가 그들에게 더 밝은 미래를 줄 수는 없는지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

히치하이커 HITCHHIKER
Korea | 2016 | 20’ | Color | Fiction Dir. 윤재호 Jero YUN

어둑해진 인적 드문 도로에 정체 불명의 중년 남자가 다짜고짜 어떤 봉고차에 올라탄다. 같이 술을 마시자며 막무가내로 버티는 남자, 운전자는 북한 사투리를 쓰는 그 남자를 결국 경찰서로 데려간다. 감독은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블랙 코미디로 풀어내며 “소통”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서로 다른 배경,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어도, 술이 고픈 그 순간을 이해해 줄 수 있다는 것.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가장 사랑받는 프로그램, <시네마 올드 앤 뉴>

더 레슬러 THE WRESTLER
Netherlands | 1970 | 20’ | Color | Fiction Dir. 폴 버호벤 Paul VERHOEVEN
국내에는 <로보캅>, <원초적 본능>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출신 감독 폴 버호벤 감독의 1970년 단편 연출작. 아들의 불륜을 막으려는 아버지와 심각한 고민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아들이 불륜녀와 함께 아버지와 남편을 속고 속이다, 결국 응징을 당한다는 이야기이다. 세계적인 감독이 되기 전, 폴 버호벤 감독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상업적인 스릴러와 SF 드라마를 주로 연출했던 그의 숨겨진 코미디적 감성이 물씬 묻어있는 작품이다.

영어권 국가와는 또 다른 매력 <호주 단편 특별전: 과거와 현재를 만나다>

새총 SLINGSHOT
Australia | 2015 | 6’ 59”| Fiction Dir. 데이비드 한센 David HANSEN
허름한 이동주택 지역, 10살 소년 프랭키는 새총을 가지고 이곳 저곳을 겨냥하며 할일 없이 앉아있는데, 동갑내기 소녀 타일라가 갑자기 나타난다.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소녀에게 소년은 관심이 가면서도, 지나가는 예쁜 여자아이에게 눈길이 간다. 어리거나 늙거나 남자라는 동물(?)은 다 똑같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코믹한 단편.

뮤직비디오도 장르가 될 수 있다! <오버하우젠 뮤비 프로그램>
올 데이 ALL DAY
Germany | 2015 | 4’ 01”| Music Video Dir. 안드레아스 호프슈테터 Andreas HOFSTETTER
얌전해 보이는 한 소녀가 잠자리에 드는 것을 보는 엄마. 방문이 닫히자, 소녀는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인터넷 세상에 빠져든다. 두 명의 DJ ‘드렁큰 매스터스(Drunken Masters)’와 트롭킬라즈 (Tropkillaz)”가 함께 만든 들썩이는 사운드에 반전 매력을 폭발시키는 뮤직 비디오로, 소녀가 펑키한 리듬에 맞춰 컴퓨터 모니터에 빠져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뮤직비디오는 인터넷에 중독된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정보들에 노출 되어 있는 지를 경고하고 있다.

일본의 주목할 만한 단편 <숏쇼츠필름페스티벌 & 아시아 컬렉션>

하나 HANA
Japan | 2016 | 15’| Color | Fiction Dir. 오카모토 유사쿠Yusaku OKAMOTO
고등학생인 하나는 가슴이 작아서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가슴은 기적처럼 커져버리고, 그녀의 자신감도 가슴 크기만큼 자라지만, 큰 가슴으로 인해 점점 불편함을 가지게 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모습과 자신 본연의 모습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찌 보면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일본 영화다운 아기자기함으로 포장한 단편으로 여자 아이들의 심리를 잘 따라간 작품.

프로그래머 추천작과 더불어 전 세계의 다채로운 단편영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제1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11월 3일부터 8일까지 씨네큐브 광화문과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