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시총 글로벌 ‘13위’…한때 3위서 10위밖으로 밀려나

4년새 28조원 증발…기아차 합치면 9위

2017-10-30     김현정 기자
[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판매 부진과 파업 여파로 겹악재를 맞은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 10위 밖으로 밀려나 13위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30일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시가총액 500대 기업에 들어간 자동차(Automobiles) 분야는 지난 28일 종가 기준으로 17개 종목이다.1위는 일본 도요타로 1914억7000만달러(약 219조원)다. 도요타 시가총액은 현대차(31조원)의 7배에 이른다.이어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가 759억7000만달러, 폴크스바겐 716억5000만달러, BMW 564억7000만달러로 독일 회사들이 2∼4위를 차지했다.5위는 일본 혼다(541억6000만달러), 6∼7위는 미국 업체인 GM(477억4000만달러)과 포드(465억7000만달러)다. 8위는 일본 닛산(427억5000만달러)이며 9위는 중국 최대 자동차 제작사인 상하이자동차(SAIC·380억3000만달러), 10위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299억5000만달러)다.자사의 자동차 브랜드 이름을 따 내년에 스바루로 이름을 바꾸기로 한 일본 후지중공업(299억3000만달러)과 독일 아우디(291억1000만달러)가 각각 11위와 12위다.현대차(269억8000만달러)는 13위에 그쳤다. 현대차는 2년 전인 2014년 10월만 해도 8위였지만 상하이자동차, 테슬라 등 신흥 주자들에 밀려 10위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현대차 시가총액은 인도의 마루티스즈키(265억7000만달러)와 타타자동차(258억6000만달러), 프랑스 르노(256억9000만달러) 등과도 별로 차이 나지 않는다. 마루티스즈키는 인도 마루티와 일본 스즈키가 합작한 인도 최대의 승용차업체이며 타타자동차는 재규어랜드로버의 모기업이다.현대차는 이달 앞서 타타 등에 추월당해 시가총액 순위가 15위까지 밀려나기도 했다.현대차와 계열사 기아차(145억5000만달러)의 시가총액을 합치더라도 415억3000만달러로 8위 닛산(427억5000만달러)보다 적다.양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2012년 하반기에만 해도 도요타와 폴크스바겐에 이어 3번째로 많을 때도 있었다.현대차는 코스피 시가총액에서도 2위에서 5위까지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현대차 주가는 최근 종가 기준 14만500원으로 고점인 2012년 4월 9일 26만8500원의 절반 수준이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그사이 28조원이 날아갔다.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3분기에 나란히 판매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현대차는 파업 악영향까지 겹쳐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4년 전에 고점을 찍은 이후 파워트레인과 디자인의 혁신적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차가 잘 안 팔려 순이익이 감소했으며 주가도 그만큼 내려갔다”면서 “러시아나 브라질 같은 신흥시장 매크로환경의 도움이 필요하며 중국에서는 올해는 좋았지만, 세금 인하가 12월에 종료되므로 내년 전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