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박근혜의 입’ 전여옥 “친박 뿐 아니라 여야도 최순실 존재 인지”
“朴대통령, 순발력은 평소에도 부족…‘비선’에 전화한 것 보고 억장 무너져”
2017-11-01 조아라 기자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과거 한나라당 대표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불렸던 전여옥 한나라당 전 의원이 1일 ‘비선실세’로 거론되는 최순실 씨에 대해 “(당시)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도 알고 있었고 친박(친박근혜)은 매우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전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안종범 전 수석과 친박계 의원들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를 모른다고 한 것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전 의원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박 대통령의 측근인) 정호성 비서관이 최 씨를 모른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전 전 의원은 당시 박 대표의 대변인을 맡으면서 2006년 열린우리당이 수도 이전 문제를 강행 처리하는 과정을 언급하며 “(박 대표는) 순발력이나 이런 것은 평소에도 부족했다”며 “수도 이전 투표 상황도 굉장히 위급하고 긴박한 상황인데 (박 대표가) 거기서 벌벌 떨고만 있어서 ‘전화 좀 해보세요’ 했더니 말이 끝나자마자 구석에 가서 전화를 하더라. 그것을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고 증언했다.당시 전화를 건 상대가 최순실 씨와 그의 남편이었던 정윤회 씨였느냐는 질문에는 “그 전화기 목소리를 듣지는 않았지만 제주도가 우리나라의 섬이라는 것을 제주도를 안 가보고도 알 수 있는 것”이라며 당연하다고 말했다.또 당시 故 이춘상 비서실장을 포함한 문고리 3인방에 대해서도 “이 분들은 의원회관에서도 말하자면 보좌관들 사이에 국회의원급 보좌관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라며 “(의원이나 기자들을) 상대를 안 하고 일체 다른 쪽하고 접촉을 안 하고.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이상한 게 참 많았는데 저는 그런 형태로 국정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면서 당시 박 대통령의 배후에 있던 비선실세들을 알면서도 묵인한 일부 의원들을 비판했다. 전 전 의원은 “사실 박근혜라는 한 정치인의 이름을 딴 친박연대라는 당이 있었던 것 자체가 저는 정치의 이단이라고 생각한다. 사이비 정치였다”며 “진박 감별사라고 자신을 자처한 정치인이 있었다는 것은 정치를 했던 사람들은 다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또 그는 “이번 사건은 여야나 진보나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수치이기 때문에 이것을 안다, 모른다. 이런 것 얘기하기에는 너무 얼굴이 두꺼운 것”이라며 “저는 누구 특정한 사람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인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