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부채 증가세 위험수위 분석 내놔
“민간신용의 확장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
2017-11-01 홍진희 기자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가계부채 증가세가 위험수위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1일 한은은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민간신용(민간부채)의 순환국면을 평가한 결과 “민간신용이 실물경제에 비해 과도하게 늘어날 가능성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우리나라 민간신용은 1988년 후 3차례 순환기를 거쳐 현재 제4순환기의 확장 국면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확장국면은 2010년 4분기 후 22분기 동안 이어지면서 과거 확장국면의 지속기간 평균치(22.3분기)에 육박했다.한은은 “과거 세 차례 수축 국면으로의 전환이 외환위기와 신용카드 사태, 리먼 사태 등 주요 금융사건을 계기로 일정 시차를 두고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민간신용의 확장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우리나라의 민간부채 증가 속도도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민간부채 위험을 주의로 분류했다.올해 2분기 기준으로 한국의 신용갭(민간신용의 장기추세와 격차를 나타낸 지표)은 3.1% 포인트로 나타났다. 2∼10%에 해당하는 한국, 호주(4.5%포인트), 브라질(4.6%포인트), 일본(4.1%포인트), 멕시코(8.8%포인트) 등은 주의 단계로 나왔다.민간부신용 증가를 주도하는 것은 단연 가계부채다. 가계신용 비율은 2010년 초 짧은 수축 국면을 거쳐 25분기 연속 확장 국면을 지속한 것으로 분석됐다.특히 2014년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완화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주택시장 호조 등으로 가파르게 불어났다. 6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신용 비율은 처분가능소득 대비 167.5%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90.0% 수준이다.또 한은은 최근에는 월세 등 주거비와 다른 생활비 조달을 위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8월 8개 시중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자금 용도를 분석한 결과 생계자금 비중이 27.1%로 작년 같은 기간 24.5%보다 2.6%포인트 증가했다.가계신용과 달리 기업신용 비율은 작년 1분기 이후 수축 국면으로 전환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앞으로 통화신용정책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가계부채와 기업 구조조정, 국제유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 등 4가지를 꼽았다.한은은 기업 구조조정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여신 건전성 악화, 투자자 심리 위축 등으로 단기적인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지만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