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국민은 허탈하다, 그래도 헌정은 유지돼야
[매일일보] 국민들은 속상하다. 아니 솔직하게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허탈하다.
허탈함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박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관련해서 대국민 사과를 한 10월 25일을 포함해 10월 24일부터 10월 31일까지 편의점 CU에서의 소주 판매량이 전주 대비 12.2% 증가했다.
날씨의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소주 판매량이 많이 증가한 수치다. 그만큼 국민들 마음에 멍이 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국민 사과에서 "저로서는 좀더 꼼꼼하게 챙겨보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실제 본인도 많이 놀라고 마음이 아팠다. 국정 운영이 시스템적으로 돌아가지 않고 비선의 영향력이 우선적을 작동된다면 정말 큰일이라고 판단했다.
의사결정의 합리적 구조나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적인 단체나 개인의 영향력이 국정 운영에 더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생각하니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웠다. 박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들은 무엇을 했는지 그들을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게 대통령이 그런 여지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니 비참했다.
앞서 친인척의 비리나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지게 했을 때를 생각하면서 박 대통령은 결혼도하지 않았고, 동생들도 멀리 한다고 하니 친인척으로부터 발생하는 불미스런 상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던 본인의 추정이 완전히 빗나가니 정말 공황상태에 빠졌다.
이런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것으로 짐작된다. 그래도 패닉상태에 빠졌던 생각을 추슬러 본다. 허탈함을 소주로 달래기는 대한민국의 안위가 정말로 위태롭다. 북한의 핵문제가 심각하고, 미국이 비밀리에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도 그렇다. 점차 떨어지는 한국경제의 성장률과 수출 실적도 우려된다. 저출산과 고령화도 문제다.
대한민국의 세계적 위상을 높여 나가고 국민들의 자유와 경제적 풍요로움을 확장시키는 것이 중요한 이 시점에 정치적 리더십의 공백은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야당 및 사회단체도 도를 넘은 정치 공세나 정치공학적으로 이번 사태를 활용하려는 순간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엄중하게 받아드려야 한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지 않는 것은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직무대행을 하는 것은 더 수용할 수 없다”고 진단하는 야권의 생각처럼, 이번 사태를 자당의 이익만으로 따져서는 안 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탈당, 특검 수용, 거국내각 구성, 총리에게 내치를 전담시키고 북핵문제와 외교에 대해서만 책임 있게 남은 대통령 임기를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또한 대통령 선거에서 중립의 의무를 철저하게 지키겠다고 다짐해야 한다. 하지만 헌정질서를 중단시키는 하야는 아니다. 헌정질서를 지속시키는 것이 박 대통령의 중요한 책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끝까지 책임을 지는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