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분리매각 초읽기…인수작업 '정중동'
[매일일보비즈] 금융위원회가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안을 이달 안에 확정짓기로 하면서 광주은행 분리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매각방안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도는 가운데 광주은행 인수를 공개적으로 밝힌 지역 상공인들의 인수작업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21일 지역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30일께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안을 최종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 안팎에서는 지분 분산매각을 비롯, 주식시장에 지분을 공개 분산매각하는 블록세일, 단순 합병, 일부 매각+합병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으나 경영권 프리미엄이나 공적자금의 안정적 회수 등을 고려해볼 때 '일부 매각+합병'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경우 몸집 줄이기 차원에서 계열사인 광주은행(자산 17조 원)과 경남은행(26.5조 원)의 분리매각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분위기 탓에 'K(광주)-K(경남) 뱅크'의 영업 근거지를 중심으로 한 인수작업도 수면 위아래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방 메가뱅크 설립을 비롯, 지방은행 공동 지주제, 상공인 인수, 시·도민주 모집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으나, 지역 특성과 두 은행의 시장가격 등을 종합해 볼 때 광주은행은 상공인들에 의한 인수가, 경남은행은 '1지주, 2은행'(일명 투뱅크 시스템)이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 4개 상의는 광주은행의 시장가를 1조5000억 원으로 볼 때 경영권 인수에 필요한 최소 필요 자금이 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인수에 참여할 '알짜 주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와 금융계 요로에 건의문을 제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광주은행의 주인'격인 예금보험공사 측과도 만남을 갖고 구체적인 인수 논의를 벌였다.
광주상의 한 관계자는 "8000억 원이라는 자금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를 두고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자금은 이미 상당 부분 확보된 상태"라며 "인수 자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광주은행의 정확한 시장평가액과 누가 평가할 것인지, 분리 상장은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등이 재무적 투자자들 입장에선 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또 "이 때문에 우리금융 민영화와 자회사 분리매각 방침이 발표된 이후 광주은행 매각의 밑그림과 실무 작업이 완료되기까지는 최소한 6개월 정도 필요할 것"이라며 "간단한 문제가 아닌 만큼 인수작업은 치밀하면서도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상의는 금융위가 분리매각 방침을 발표하고 나면 곧바로 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주주 구성에 나서고 신속하고도 정확한 실사를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전북은행에 의한 인수설은 광주은행의 자산 규모가 10조 원이나 많다는 점에서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 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또 부산은행이 일본의 후쿠오카 금융그룹 등을 염두에 두고 내세운 것으로 알려진 '1지주, 2은행(부산, 경남)' 체제나 대구은행이 주장한 '지방은행 공동금융지주'도 경제규모나 시너지 효과, 자산규모 등을 고려해 볼 때 부산, 대구권에서나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