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들, 선수금 환급보증 가뭄 해소 조짐

정부 조선업 지원대책의 영향

2016-11-02     전근홍 기자

[매일일보 전근홍 기자] 조선사들이 선박을 수주해도 정작 선수금 환급보증(RG)을 발급받지 못해 고전했지만 앞으로는 이같은 어려움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말 계약한 유조선의 RG를 국민은행이 맡는 등 민간은행의 RG발행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28일 노르웨이 NAT사로부터 약 2000억 원에 수주한 15만7000DWT(재화중량톤수)급 유조선 3척에 대한 RG는 국민은행이 발급하기로 확정됐다.

앞서 9월에 모나코에서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과 10월 노르웨이 비켄(Viken)사로부터 수주한 유조선 3척에 대한 RG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서 연이어 RG를 발급했었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수수료를 받고 발주처에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RG 발급이 돼야 수주가 성사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RG 발급이 ‘수주의 최종 단계’라고 여긴다.

최근 들어 조선사에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수주가뭄과 기업의 유동성 위험 등이 부각되면서 현대중공업 같은 대형 조선사조차도 RG 발급이 안 돼 발을 동동 구르는 장면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금융업권은 이번 국민은행의 결정이 지난달 31일 정부가 발표한 조선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조선업 지원 방안에는 RG 발급 내용이 포함된 바 있다.

정부는 RG발급 문제와 관련해 “조선사의 정상적인 수주활동에 대해 RG 발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조선사 금융 애로 접수창구를 신설하고 정부 및 금융기관과 상시 협조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체들의 자구계획 이행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정부의 지원방안도 있다 보니 지금까지 대형 조선업체가 수주해도 RG 발급을 꺼리던 분위기가 해소되고 있는 것 같다”며 “민간은행에서도 RG 발급에 나서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