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가 김진홍, 정치인으로 탈바꿈하나?
두레마을 창설자 김진홍, 최근 보수대연합 구체적 시간표 제시 눈길
2007-10-02 최봉석 기자
정치인으로 발전하는 김진홍
지난 달 26일. 그는 서울 모 호텔에서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 모임인 수요모임 초청 강연회에서 “한나라당 혼자서는 절대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며 “내년 1~2월에는 시민단체의 대통합을 마무리한 뒤 3~4월쯤 한나라당, 민주, 국민중심당 등 정치권과 연대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파격적인 주장도 서슴치 않았다. “호남정서를 위해서는 한나라당은 통합 당명을 민주당으로 할 정도의 파격적인 예우를 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내년 대선승리를 위한 그만의 답안지를 공개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그가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 나아가 대선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으로 정가에 해석되고 있다. ‘4.19 문화상’을 수상했던 지난 4월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한나라당을 ‘부패정당’으로 규정하며 비판의 칼날을 세웠던 태도와 비교해본다면, 국민은 180도 달라진 김진홍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문화상 수상 한달 전인 3월에도 “한나라당이 내일에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기에 자기는 이민 가고 싶노라 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빌어 한나라당을 질타했다.그런 그가 왜 갑자기 한나라랑과 가깝게 지내고 있는 것처럼 비쳐질까. 일단 김진홍 목사가 한나라당과의 연대를 통해 ‘정계진출’이라는 목표와 뉴라이트의 외면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이다.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노식래 부대변인은 “수구세력을 변화시키겠다느니, 발전적 보수, 공동체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사상운동을 하겠다느니 거창했던 구호들은 온데 간데 없다”면서 “정치욕, 출세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우상호 대변인은 “뉴라이트는 사실상 정치진출을 꿈꾸는 예비 정치지망생들의 집합체”라고 주장했다.이와 함께 ‘내년 대선에서 보수 우파가 이겨야 한다’는 그의 신념이 한나라당의 목표와 맞아 떨아진 것도 김진홍 목사가 한나라당에 올인한 이유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들어 한국교회가 ‘보수적으로 U턴하고 있다’는 점도 김진홍 목사가 지극히 정치적인 색깔을 띄면서 친한나라당 성향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로 분석하는 의견도 존재한다.과거 군사도재정권 시절,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해 앞장서왔던 한국기독교는 지난 2002년부터 ‘반미시위 규탄’과 ‘주한미군 철수 반대’를 내걸고 서울시청 앞에서 수시로 구국기도회를 개최하며 보수적인 방향으로 ‘우향우’를 하고 있다. 또 개정사립학교법 반대운동에 한나라당이 앞장섰는데, 여기에 힘을 실어준 것도 기독교였다. 기독교가 보수우익세력의 지원군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어쨌든 그는 내년 대선에서 ‘보수 우파가 이겨야 한다’는 소명의식에서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한 것은 분명해보인다.한나라당의 구원투수…보수로 ‘우향우’
뉴-한 연대설로 부작용 나타나
한나라당과의 연대에 대해 뉴라이트 내부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 또한 상당수라는 점도 장애요인다. 뉴라이트 진영의 또 다른 축인 자유주의연대는 최근 웹진을 통해 “한나라당과의 연대는 아직 섣부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뉴-한 연대설이 광범위하게 유포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으로 성과를 많이 거뒀지만 아직까지 내실강화 등 갈 길이 멀다”고 주장했다. 신지호 서강대 겸임 교수는 “지금은 뉴라이트운동 고유의 정체성을 강화할 때”라고 지적했다.뉴라이트는 출범 초기 ‘희망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반대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나 비전, 대안도 내놓지 않은 채 시작했다’는 쓴소리 역시 들으며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김진홍 목사는 계속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리고 행동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그의 미래는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현실정치로 올인할지도 미지수다. 혹 정치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다고 해도 성공할지는 확실치 않다. 오히려 이용만 당하다가 ‘팽’당할 가능성도 있다.때문에 그의 발걸음을 두고 ‘정치 이벤트’로 보는 시각이 사실 많다. 그래서 뉴라이트가 최근 정치스케줄을 잡고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짜는 모습에 대해 ‘황당하다’는 목소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그에 대한 오해는 커지고 있다. 사실, 그의 끝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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