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실험 강행'한국경제 휘청'

해외 자금 유출 경제적 불안 심화 우려

2007-10-09     뉴시스
북한의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에 큰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외국인 투자유치나 환율과 증권시장에 발목을 잡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한목소리로 해외 자금 유출 및 투자 중단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이 심화될 것을 우려했다. ◆재계 "경제 악화 우려" =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재계는 북한이 모든 나라들이 반대하고 있는 핵실험을 강행한데 대해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밝히면서 이번 사태로 생기는 모든 결과는 북한 스스로 책임져야한다고 강조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는 북한핵실험에 따라 해외 자금의 유출과 투자의 침체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것을 우려했다. 이승철 전경련 경제조사본부장은 "북한핵실험으로 한국 시장에서 자금 유출되고 국내 기업은 물론 외국 기업의 한국내 투자가 전면 재검토되고 보류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란 막역한 낙관론이 팽배했다"고 지적하고 "핵심험을 해버린 현 시점에서는 낙관론에 기초한 그동안의 경제 전망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대한상공회의소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자행한 것에 대해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며 이로 인해 초래되는 모든 책임은 북한이 져야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사태로 북핵리스크가 고조되면서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 저하, 증시 등에서의 외국인투자가 이탈 등 한국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이현석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이번 사태로 △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인도 하락 △ 외국인 투자 전면 중단 △ 기투자된 투자자금 유출 등 경제적 혼란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 본부장은 "경제적 혼란과 기업 경영에 대한 문제점들이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최소화하고 빠른 시일내 경제가 안정될 수 있도록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도 이번 사태로 인해 경영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북한핵실험으로 경영상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투자와 해외신인도 등은 기업 경영에 밀접한 요소인 만큼 북한 핵실험이 경영상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북한의 핵실험 단행으로 중소기업의 개성공단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분양시기도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금융시장 '휘청'= 북한의 핵실험 사실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코스피시장이 1300을 위협받고 코스닥지수가 3% 넘게 하락하는 등 주식시장이 악화됐다. 외환시장은 엔.달러 환율의 급등까지 가세해 원.달러 환율이 960원을 돌파하는 등 극심한 원화 약세를 보였다. 당장 신용디폴트스왑 가격이 16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급등하며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 국채에 대한 위험도를 높게 반영했다.9일 코스피지수는 개인투자자들이 북한의 핵실험에 '투매'에 나서자 5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1303.62까지 주저앉았다. 개장초 잠깐 지난주 급락에 따른 반등시도가 있었으나 북한이 핵실험을 공식 발표한 것을 계기로 폭락했다. 개인은 벌써 3500억원에 달하는 주식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북핵 실험 앞에서 '일단 위험자산인 주식을 처분하고 보자'는 현금 선호 현상이 매우 뚜렷해진 모습이다. 선물시장의 외국인은 4600계약을 순매도하며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외국인은 그러나 현물시장에서 1800억원 넘는 순매수를 보이며 핵실험에 따른 주가 하락을 이용해 주식을 사들이는 대응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개인비중이 높은 개별종목 중심의 코스닥시장은 더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은 기관까지 매도에 가담, 하한가 종목이 60개를 넘어섰다. 대다수 증시관계자들은 "북한의 핵실험이 펀더멘털을 크게 훼손시키지 않을 것이며 4분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 해외증시 상승 등은 유효하다"면서도 "높아진 불확실성에 따라 주식을 당장 사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심리적인 영향으로 금융시장은 단기적으로 불안할 수 있다"면서도 "금융시장에서 앞으로 계속 긴장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면 불안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제연합(UN)을 통한 제재가 가시화되고 긴장이 고조될 경우에는 투자 위축 등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국가신용등급은 당장 큰 영향은 없고, 사태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고 덧붙였다.한편 이날  S&P와 무디스는 북핵이 한국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