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보다 남자가 더 억울? 남학생 56.3% “다음 생엔 여자로…”

2010-07-23     이황윤 기자
[매일일보비즈]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남녀를 불문하고 성별에 대한 차별이나 불편을 겼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 성차별에 대한 호소는 여자쪽이 더 높은 반면 다음생에 이성으로 태어나고 싶다는 응답은 남학생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 묘한 대조를 나타냈다.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대표 김화수)은 최근 대학생 10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알바몬에 따르면 전체 대학생 10명 중 9명이 ‘자신의 성별 때문에 불이익이나 차별, 불편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남학생의 경우 88.8%가 ‘내가 남자라서 불편을 겪었다’고 응답했으며, 여학생의 경우 이보다 더 많은 무려 92.8%가 ‘여자라서 불편을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이들이 자신의 성별 때문에 겪는 불편 및 불이익에 대해서는 성별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는데, 먼저 남학생들은 남자라서 겪는 가장 큰 불이익으로 ▲‘군입대(29.2%)’를 꼽았다.

2위는 ▲‘ 여자들이 여자라서 이해 받는 것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23.1%)’이 꼽혔으며 ▲‘남자는 무조건 강해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17.14%)’이 남자라서 겪는 불편 3위에 올랐다. 또 ▲‘마음껏 울고 웃는 등 자기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게 교육받는 것(15.1%)’, ▲‘어려서부터 가족의 기중으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10.2%)’이나 ▲‘레이디 퍼스트 등 여자에게 무조건 양보해야 하는 점(5.1%)’ 등도 남학생이 꼽은 대표적인 차별로 꼽혔다.

반면 여학생들의 경우 29.1%가 ▲‘성추행, 강력범죄 등 남자들보다 쉽게 범죄에 노출되는 신변의 위협’이 여자로 살아가는 것을 힘들게 한다고 응답했다. ▲‘사회진출, 취업 등에 있어 남성에 비해 좁은 선택의 폭과 기회’도 22.2%가 선택해 무시할 수 없는 여성들에 대한 차별로 여겨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서 ▲‘유난히 여자에게만 혹독한 외모 지상주의(12.9%)’,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과 일상적 불편(11.5%)’ 등도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가며 겪는 대표적인 불편으로 꼽혔으며, 그 외 ▲‘관습적으로 내려오는 여성상으로 인한 편견(8.1%)’, ▲‘조금만 잘못해도 “여자가~”하고 따라오는 일상적인 성차별(7.9%)’, ▲‘거의 전적으로 주어지는 가사부담(6.1%)’ 등도 여자로 살아가는 것을 불편하게 느끼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한편 대학생들이 자신과 다른 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성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성의 삶이 수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여학생의 39.9%가 ‘남자로 사는 것이 여자로 사는 것보다는 훨씬 편한 것 같다’고 응답했으며, 남학생은 이보다 많은 53.4%가 ‘여자로 사는 것이 남자로 사는 것보다 훨씬 편한 것 같다’고 응답해 시각차를 보여줬다.

‘이성의 삶이 자신의 성으로 사는 것보다 불편하거나 힘들 것 같다’는 응답은 남학생에게서는 20.3%, 여학생에게서는 21.9%에 그쳤다. 반면 ‘대한민국에서 사는 데 성별은 별로 상관이 없다’는 응답은 남녀 각각 26.3%, 38.2%로 응답됐다.

이러한 인식은 다음 생에 원하는 성별을 꼽는 데서도 다시 확인돼, 많은 대학생들이 만약 다음 생에 성별을 선택해 태어날 수 있다면 ‘이성의 삶’을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남학생의 56.3%가 “다음 생이 있어 다시 대한민국에 태어나면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여학생은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는 응답이 38.1%를 차지했다. 반면 지금의 성을 그대로 가지고 태어나고 싶다는 응답은 남학생은 28.3%, 여학생은 31.1%에 머물렀다. 그 외 12.8%의 대학생들은 ‘어느 성으로 태어나던지 상관 없다’고 밝혔으며, 10.3%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