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심사위원 명단과 이건희 사면심의서 공개해라”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23일 법무부에 2010년 2월 1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사면심사위원회 위원 명단과 그동안 변동된 내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제기했다.

지난 1월 말 대법원 판결에 의해 사면심사위원회 명단이 공개된 이후, 외부위원의 임기 만료와 변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법무부가 그 사실을 스스로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경제개혁연대는 비리 기업인 사면 논란에 대한 우려와 함께 법무부가 교체된 사면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고 있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는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 검토 관련 논평 」을 낸 바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재판부의 공개결정은 1기 외부위원에 한정된 것”이라며 “2기 외부위원은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밝힐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008년 8월27일 제기한 사면심시위원 명단 및 약력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의 1, 2, 3심에서 모두 승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는 “정보공개청구시 그 대상을 1기 외부위원으로 한정한 바 없으며,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1, 2, 3심의 판결문 어디에도 공개 대상을 1기 외부위원에 한정한다는 내용을 찾을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당시 재판부는 “위원들에 관한 정보가 감추어진 가운데 비밀리에 이루어져야만 그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그 인적 구성의 적정성 및 객관성과 심사과정의 절차적 투명성이 어느 정도는 보장되어 국민에 의한 기본적인 감시와 통제가 가능하도록 위원의 명단과 약력 등 최소한의 신상정보는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이러한 판결 취지와 다르게 변경된 사면심사위원들에 대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더구나 ‘법치주의 확립’을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다른 정부부서도 아닌 법무부가 대법원의 확정 판결마저도 무시하는 것을 어떻게 변명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정보공개청구는 청구를 한 당사자에게만 정보가 제공되므로 그 대상자가 한정된다.

이는 판결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의 건전한 비판”은 물론,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통하여 형성된 여론에 의한 민주적 통제가 오히려 자의적으로 남용될 가능성이 높은 사면권의 적정한 행사에 기여”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임기 내에 갑자기 새로운 위원으로 교체되는 경우에는 법무부가 이를 스스로 공개하지 않으면 국민 일반이 새 심사위원의 신상정보는커녕 교체 사실조차 알기 어렵다.

경제개혁연대는 “법무부는 국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사면심사위원 명단과 약력, 그리고 가능한 범위 내의 회의록을 자발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사면심사위원회가 국민의 감시 외에는 누구에게도 영향 받지 않는 독립적 토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며, “언제까지 ‘밀실 심사’로 사면심사위원회를 운영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작년 12월 31일에 있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특별사면 심의서도 함께 정보공개청구하여 그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다. 심의서 공개는 사면법 제10조, 그리고 이에 따른 동 시행령 제 2조 제1항 제1호 및 제3조 제1호(각주2)에 의해 해당 특별사면을 시행한 이후 즉시 공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