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캐피탈사 30%대 금리 높다"…실태점검
[매일일보비즈] 금융위원회가 캐피탈사의 신용대출 금리 실태를 조사한 뒤 금리 인하 여지를 살피키로 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23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소금융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캐피털사의 30%대 신용대출 금리는 굉장히 높다"며 "금리 실태를 심층조사해서 어떻게 하면 서민들의 부담이 덜 갈 수 있는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포스코 미소금융지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모씨(42·여)가 캐피탈사을 통해 40~50%를 부담하고 있다는 고충을 듣고 "대기업이 하는 캐피탈사가 이렇게 이자를 많이 받으면 나쁘다"고 질타한 데 따른 것이다.
진 위원장은 "정씨는 대부업체와 카드사, 캐피탈사에서 대출을 받아쓰고 있었다"며 "이는 그동안 생계자금과 긴급자금 수요가 어떤 경로로 이뤄졌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신용 서민들은 정상적으로 대출이 안 될 경우 70~80%, 또는 몇 백 퍼센트까지 부담하면서 생계자금과 긴급자금을 쓰고 있다"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어려움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캐피탈사의 금리와 관련, "캐피탈사가 리스와 할부금융, 오토차 업무 외에 영업의 상당부분을 신용 대출을 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있기 때문"이라며 "갑자기 내일부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라고 하면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으므로 소프트랜딩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캐피털사는 조달금리와 대손충당률이 높아 나름대로 고충이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금리를 줄일 여지가 있는지, 또 어떤 방법이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서민금융을 하는 신협과 농협, 새마을금고, 저축은행이 수년 동안 서민금융보다는 부동산에 치중한 면이 있다"며 "저신용자들을 제도적으로 커버할 수 있도록 금융사들이 적정한 마진을 보장하면서 20% 이하에서 햇살론을 받을 수 있도록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진 위원장은 미소금융 간담회 이후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과 단독 면담을 갖고 캐피탈사의 금리 현황과 대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